금연영화 ‘꼭두각시’ 메가폰 잡은 이범수
금연영화 ‘꼭두각시’ 메가폰 잡은 이범수
복지부 금연소셜무비 25분 작품
담배 폐해와 마케팅 전략 비판
청소년 훈계 계몽영화 아닙니다
복지부 금연소셜무비 25분 작품
담배 폐해와 마케팅 전략 비판
청소년 훈계 계몽영화 아닙니다
2002년 4월 폐암 투병 중이던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텔레비전에서 금연을 호소하는 장면을 보고 그는 당장 그날부터 단 한 번도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 금연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사패와 함께 홍보대사로 위촉받고 이번엔 금연영화의 메가폰까지 잡게 됐다.
23년 경력의 배우 이범수(사진)씨가 지난 2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25분짜리 금연영화 <꼭두각시>를 공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다음날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영화감독 역할도 사회봉사 활동도 탐이 난다”며 제작과정의 심경과 앞으로 포부를 털어놓았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고민을 거듭했죠. 무슨 계몽영화도 아니고, 담배 피면 몸이 안 좋아진다든가 청소년이 담배 피다가 선생님한테 들켜서 혼난다는 그런 유치한 내용은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꼭두각시를 내세웠다. 담배를 끊고 싶은데 자꾸 타성에 젖어 입에 물게 되는 심정을 꼭두각시로 표현한 것이다. <꼭두각시>는 담배의 노예가 된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담배의 폐해와 담배회사의 마케팅 전략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배우로서 빼곡한 촬영일정 속에서, 틈틈이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나자, 콘티작업에 며칠, 촬영에 2~3일, 또 후반기 작업에 며칠…, 시간을 쪼개고 쪼개 첫 감독 작업을 용케 마쳤다. 시사회를 본 한 제작자는 ‘감독을 계속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하기도 했단다. “비록 단편이지만 메가폰을 잡으면서 가슴이 설렜고요. 배우 이범수의 시선을 감독의 시선으로 확장하고픈 욕심도 생겼습니다.”
그는 <대부>를 만든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나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택시 드라이버>와 <성난 황소>를 만든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을 좋아한다. 요즘은 배우 출신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도 좋다. 그가 생각하는 감독은 “맨 처음부터 맨 끝까지 배우면 배우, 스텝이면 스텝 등 작품의 모든 것을 꿰고 긴장과 집중력을 가지고 연출을 잘 수행하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감독으로 데뷔한 그에게 ‘배우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지금 시대 현실을 모르면서 사람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시대의 아픔이 있으면 공유하고 치유하고 싶고 즐거운 일은 더 권장하고 확대하는 게 배우의 책무죠. 금연 홍보대사나 금연영화를 만드는 재능기부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그늘진 곳에 있는 분들을 어루만지는 사회봉사에도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영화 <꼭두각시>는 금연소셜무비 홈페이지(nosmoking-socialmovie.co.kr)와 유튜브 등에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복지부가 만드는 금연소셜무비 <세 개의 거울> 옴니버스 3편 중 첫번째 개봉작이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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