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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정지영 감독 “상영 거부 극장들, 영화가 불편하다더라”

등록 2013-09-07 16:56수정 2013-09-07 17:52

정지영 영화감독
정지영 영화감독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제작한 정지영 감독이 메가박스 쪽에서 상영중단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정지영 감독은 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처구니가 없다. 관객이 많이 드는 영화를 어떤 단체의 압력으로 내린다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극장의 특성상 이해할 수 없다. 압력을 넣은 보수단체가 어디인지 설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멀티플렉스 영화 체인점인 메가박스는 6일 자사 누리집을 통해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이 금일부로 종료된다.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되어 일반 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배급사와 협의하에 상영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작사인 <아우라픽쳐스>는 “일방적인 상영 중단을 통보 받았다”며 반박했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첫날인 5일과 둘째날 다양성 부문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하는 등 관객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수익이 잘 나오는 영화에 대해 상영관 일부도 아닌 전체 상영관에서 상영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 외부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 감독은 “시지브이나 롯데시네마 극장은 처음에 ‘손님들이 안들 것 같은 독립 영화라서 상영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극장들은 자체 독립 영화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독립 영화라서 상영 못하겠다고 설명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나중에는 비공식적으로 ‘사실 영화가 불편하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정 감독은 일제 시대에 존재한 ‘현대판 임검석의 부활’을 우려했다. 임검석(臨檢席)은 일제시대 영화검열을 나온 순사(경찰)들을 위해 극장이 마련해 놓던 좌석을 일컫는다. 경찰은 상영 도중 문제 있는 내용이 나오면 주의를 주며 호루라기를 불었고, 세번의 호루라기가 울리면 공연이나 상영을 중단해야 했다.

메가박스는 유일하게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하는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었다. 메가박스의 상영 중단 통보로 서울 지역에서는 인디스페이스, 아트나인, 아트하우스 모모 등 3곳의 예술영화관과 인천 영화공간 주안, 대전 아트시네마, 광주극장, 강릉 신영극장, 부산 아트시어터 씨앤씨, 대구동성아트홀, 부산 국도앤가람, 거제아트시네마 등 각 지역의 예술영화전용관에서만 천안함 프로젝트를 볼 수 있게 됐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2010년 3월26일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백승우 연출)다. 영화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정부 발표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조명하고 이들의 주장이 신뢰할 만한 것인지 확인한다.

지난달 7일 해군과 유가족들이 “영화의 내용이 사실을 왜곡하고 당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개봉 하루 전인 4일 이를 기각했고 영화는 예정대로 지난 5일 전국 33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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