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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유괴범들이 ‘괴물’로 키운 아이의 복수극

등록 2013-09-26 19:37수정 2013-09-27 17:46

<화이>의 주인공 화이(여진구)는 5명의 범죄자 ‘아빠들’ 밑에서 ‘괴물’로 키워진 뒤, 진실을 알고 복수에 나선다. 나우필름 제공
<화이>의 주인공 화이(여진구)는 5명의 범죄자 ‘아빠들’ 밑에서 ‘괴물’로 키워진 뒤, 진실을 알고 복수에 나선다. 나우필름 제공
[문화‘랑’]영화
장준환 감독 10년만의 작품 ‘화이’
인간 내면에 감춰진 폭력성 다뤄
누구나 숨은 폭력성을 갖고 있다. 이런 폭력성은 인간의 본성일까,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일까? 범죄를 저지른 일가족에서 ‘폭력 유전자’를 찾았다거나, 또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약해지면 폭력성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는 폭력성이 본성이란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새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다음달 9일 개봉)는 다른 물음을 던진다. 2003년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로 그해 대종상, 청룡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 국내 3대 영화제의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던 장준환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두번째 장편영화다.

화이(여진구)는 5명의 범죄자를 ‘아빠’라 부르며 괴물로 ‘키워진다.’ 아빠들은 ‘낮도깨비’라는 이름의 범죄조직을 만들어 돈이 되는 일이라면 거리낌없이 살인을 저지르고, 피해자들을 치밀하면서도 대담한 방법으로 자신들이 운영하는 농장에 파묻는다. 화이는 이 ‘아빠들’에게 돈을 목적으로 유괴됐다가 이들의 아들이 됐다. 이들은 화이한테 제각각 지닌 범죄계획 설계, 저격, 칼 다루기, 운전, 무술 등 범죄 기술을 전수한다.

영화는 순수함을 지녔던 화이가 어두운 과거를 알게 되면서 증오를 어떤 모습으로 폭발시키는지 다루고 있다.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아빠 5명이 한 아이를 다중적인 모습으로 키운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특히 ‘낮도깨비’의 냉혹한 리더인 ‘석태’(김윤석)가 “왜 절 키우신 거냐”고 묻는 화이에게 “아버지들이 다 괴물인데 너도 괴물이 돼야지”라고 답하는 장면은 섬뜩하게 다가온다.

장준환 감독은 “고통스럽고 무서운 순간을 영화 안에 구현해 내 안에 있는 괴물을 들여다보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깊은 먹먹함과 슬픔, 아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이 영화는 뭘 질문하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인간의 본성을 돌아보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제 16살에 불과한 화이 역의 여진구의 강렬한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5명 아빠 가운데 화이가 유일하게 ‘아버지’라고 부르는 석태와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도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김윤석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황해> <추격자> 등에서 무겁고 거친 인물을 주로 연기해온 김윤석은 “촬영하는 5개월 동안 석태라는 인물의 광기를 붙잡고 에너지를 완전히 소비했다. 여진구와 연기를 하면서 힘을 다 쏟아내 메마른 감정까지 나왔다. 내겐 굉장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조진웅, 장현성, 박해준, 김성균 등 다른 화이의 ‘아빠들’의 연기도 탄탄하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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