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네 유씨네
최근 한 극장이 매점에서 ‘따끈따끈 첫사랑 고구마’라는 계절상품을 내놓았습니다. 따스함이 그리운 계절이 된 것입니다.
한겨울이 시작되는 계절, 극장에서 따끈따끈한 간식과 함께 즐길 만한 포근한 느낌의 영화들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최근 옛 영화들을 디지털 버전으로 말끔하게 손본 ‘리마스터링 버전’이 잇따르면서, 추억 가득한 영화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롯데시네마는 18일부터 열흘간 ‘리마스터링 명작 열전’이란 이름으로 1980년대 이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영화 8편을 상영합니다. 배우 심은하, 한석규가 출연한 <8월의 크리스마스>(1998)를 비롯해 일본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오겡키데스카”를 외치던 <러브레터>(1999), 왕자웨이 감독이 연출하고 장궈룽(장국영)·량차오웨이(양조위)가 동성 연인으로 출연해 여성 관객들의 ‘안구 정화’를 도왔던 <해피투게더>(1998) 등이 줄줄이 다시 스크린에 걸립니다. 한때 남성들 사이에 청순가련형의 대명사로 꼽히던 소피 마르소 주연의 명작 <유 콜 잇 러브>(1989)와 <라 붐>(1980)을 볼 기회도 있습니다. 영화 <라 붐>에서 소년 마티유(리처드 샌더슨)가 열세살 소녀 빅(소피 마르소)의 귀에 헤드폰을 걸어 노래 ‘리얼리티’를 들려주는 장면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국내 극장에서 <라 붐>이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터미네이터 2-심판의 날>(1991)이 14일 재개봉했고, 브루스 윌리스와 밀라 요보비치, 게리 올드먼 등 유명 배우와 뤼크 베송 감독이 만난 <제5원소>도 20일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무술영화의 전설로 남은 이소룡 주연의 <맹룡과강>(1972·28일 개봉) 같은 영화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다음달 19일엔 해마다 ‘눈이 오면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꼽히는 <러브 액츄얼리>(2003)가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개봉합니다.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빌리 맥(빌 나이)의 노래 ‘크리스마스 이즈 올 어라운드’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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