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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우리 시대의 ‘루저’ 대변한 임창정

등록 2013-11-28 20:01수정 2013-11-28 20:08

영화 ‘창수’
영화 ‘창수’
영화 ‘창수’ 밑바닥 인생 연기
“창수, 우리랑 닮지 않았나요”
배우 임창정(40)은 배우가 극중 배역에 동화되는 연기법인 ‘메소드 연기’에 능한 배우 중 하나로 꼽힌다. 배우 송강호가 <초록물고기>(1997)에서 “진짜 동네 건달을 섭외한 줄 알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처럼, 영화 속 인물 그 자체가 되는 연기로 유명하다. 새 영화 <창수>(28일 개봉)에서 임창정은 ‘순박하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양아치’ 창수 역으로 또 한번 감칠맛 나는 메소드 연기를 선보인다.

22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임창정은 “어떤 캐릭터든 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과 인생을 표현하기 위한 몸짓, 버릇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창수>에서 임창정은 ‘징역살이 대행’으로 추락할 곳조차 없는 인생을 사는 ‘창수’를 연기했다. 창수는 친동생처럼 아끼는 상태(정성화) 때문에 폭력조직에 폭행을 당해 온몸이 망가진 뒤 징역살이를 하면서도 상태를 보듬는다. 또 거대 폭력조직 두목의 애인이자 조직 2인자 도석(안내상)과 내연 관계인 미연(손은서)을 위해 무모한 복수에 나서는 인물이다.

그는 창수가 우리 사회의 ‘패배자’들을 대변하는 것 같은 영화라고 했다. “창수가 징역대행을 하면서 ‘난 조금 비겁하지만 너희를 이용해서 돈도 벌고 니들보다 잘났다’고 착각을 하면서 사는 것 같아요. 평범 이하의 능력과 그릇을 갖고 있으면서도, 약자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밉지 않은 허세를 부리는 거죠. 못났지만 보듬어주고 싶은 창수가 보통 남성들과 닮아 있지 않나요?”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창수의 모습에 소시민들이 꿈꾸는 영웅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폭력조직 2인자에게 돈키호테처럼 덤빌 줄 아는 창수가 보통 사람들한테 진짜 영웅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서민적이지만 어딘가 ‘찌질한’ 밑바닥 인생, 얄팍하고 비열한 양아치 역으로 이미지가 굳어질지 모른다는 부담은 없는지 물었다. 하지만 그는 “코미디 배우, 양아치 역할 같은 꼬리표가 달리는 것은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는 뜻이라고 생각돼서 오히려 좋다”고 웃었다. “살인마, 의사, 재벌 같은 다른 역할이 들어와도 언제든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흔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언젠가는 제작·주연·시나리오·연출까지 모두 맡아서 임창정이 어떤 느낌으로 영화를 만드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최근 힘겨웠던 개인사를 겪었던 그는 영화 <창수> 개봉과 함께 코믹 트로트 신곡 ‘문을 여시오’가 유튜브에서 200만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가수로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새로 발견한 게 있는데요, 억지로라도 1분 정도 웃으면 얼굴근육이 찌푸려지지가 않아서 1시간 정도 화를 낼 수가 없더라고요.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일이 잘되던데, <창수>도 그럴 것 같네요. 제가 경험자예요. 믿어보세요.”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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