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장애의 벽을 넘는‘배리어프리 영화’

등록 2013-12-05 20:19

홍씨네 유씨네
휴대전화 숫자판 ‘5’ 위에는 작은 돌기가 솟아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번호를 쉽게 찾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폰처럼 화면을 건드리는 전화기는 소리로 모든 작동법을 알려주는 ‘보이스오버’ 기능이 있습니다. 성별과 나이, 신체적 장애의 차이를 넘어 쓸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영화에도 일종의 ‘유니버설 디자인’이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영화’입니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대사 자막을 넣어주고, 대사 외의 소리를 설명하는 자막도 따로 넣습니다. 다친 아이를 안고 달려가는 아빠의 모습에 맞춰 ‘거친 호흡 소리’라는 자막을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시각장애인에겐 외화를 한국어 더빙으로 들려주거나 화면에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지 음성 해설을 넣어주는 방식으로 돕습니다.

이런 배리어프리 영화는 국내에서 예비 사회적 기업인 ‘배리어프리 영화위원회’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난주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제1회 배리어프리영화제가 열렸습니다. 허진호 감독이 개막작 <천국의 속삭임> 배리어프리 연출을 맡고, 배우 한효주는 ‘화면 해설’ 성우로 힘을 보탰습니다. 이 영화는 시각장애를 안고 이탈리아 최고의 음향감독이 된 미르코 멘카치의 실화를 다뤄 의미를 더했습니다.

평소 위원회는 시각·청각장애인 복지관 등을 찾아가는 ‘시네마 택배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시각·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별도 극장 시설이 사실상 전무한 탓입니다. 시네마 택배서비스가 찾아오면 관객들 역시 팝콘 등을 준비해 한껏 영화관 분위기를 낸다고 합니다.

지난해 위원회는 배리어프리 영화 10편을 만들었는데, 올해 7편밖에 만들지 못했습니다. <7번방의 선물>을 제작한 영화사 ‘뉴’가 이 영화의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비 전액을 내놓기도 했지만, 대개 편당 1000만원에 이르는 제작비가 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따뜻함을 나누는 계절, 영화계에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온정이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홍석재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