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 사진 퍼스트 룩 제공
공유, 영화 ‘용의자’서 첫 액션 연기
특수요원 몸 위해 초다이어트
딸과 마지막 눈빛연기 공들여
“느린 호흡으로 연기하고 싶어”
특수요원 몸 위해 초다이어트
딸과 마지막 눈빛연기 공들여
“느린 호흡으로 연기하고 싶어”
“왜 꼭 배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변신을 해야 되죠? 그런 강박관념이 싫어서 그동안 일부러‘상남자’ 역을 안 맡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영화 <용의자>(24일 개봉)에서 북한 출신 최정예 특수요원 역을 맡아 첫 액션연기에 도전한 배우 공유(34)는 12일 인터뷰에서 ‘연기 변신’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어느 멋진 날>, 영화 <김종욱 찾기> 등에서 달콤하고 멋진 ‘꽃미남’으로 활약했던 그는 “2009년 제대한 뒤 주로 남성적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액션영화를 제안받았다”며 “군 복무 후 통과의례처럼 근육질 몸을 과시하는 영화를 찍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고 했다. 복귀 뒤 첫 영화로 사회성이 강한 <도가니>를, 드라마로 로맨틱 코미디 <빅>을 택한 이유도 거기 있었다.
그런 그가 3개월 동안 치열한 다이어트로 근육질 몸을 만들어 <용의자>에 출연했다. “시나리오 받아들자마자 ‘정말 개고생 하겠구나’싶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거절했는데, ‘둘이 함께 드라마가 강한 한국형 액션영화를 찍어보자’는 감독님 말에 깜박 속은 거죠. 하하하.”
공씨가 영화 <용의자>에서 연기한 지동철은 북한에서 버림받은 뒤 아내와 딸을 잃고 남한으로 넘어와 복수를 꿈꾸는 인물이다. 어깨를 탈골해 밧줄을 푸는 장면 등 고난도 액션이 많아 연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다. “지동철이 ‘말 없는 인물’로 설정되다 보니 액션이나 눈빛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해야 했어요. 대사 대신 지문만 가득한 대본으로 연기하는 것, 참 어렵더라고요.” 액션 장면은 많지만, 그는 불필요한 ‘보여주기용·서비스용’ 액션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촬영 내내 고수했다고 한다. 대신 드라마적 요소에 욕심을 냈다. 딸과 눈빛을 주고받는 마지막 장면에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 “오케이 사인까지 났는데, 감독님께 하루만 있다 다시 찍으면 안 되냐고 사정했어요. 눈빛만으로 동철의 처연함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이라 고민이 많았죠.”
<용의자>가 90억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한 초대형 영화인데다, 연말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 전도연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 등과 함께 개봉을 하다 보니 흥행 부담도 클 듯하다. 공씨는 “소심한 편이어서 지금껏 예산이 큰 영화는 부담스러워 출연을 고사한 적도 많았다”며 “예산도 예산이지만 함께 9개월 동안 고생한 스태프들 생각에 이번엔 흥행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어느새 데뷔 13년, 30대 중반의 나이가 된 배우 공유. 이제 그럴듯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증이 생길 만도 한데, 그는 여전히 “느린 호흡으로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3개월 동안 소금기와 탄수화물을 끊고 죽을 고생을 해 몸을 만들었는데, 촬영이 끝나니 2주 만에 몸이 원래대로 돌아가더라고요. 참 허무해요. 무엇이든 시간을 들여 천천히 해야 오래가나봐요. 영화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한 작품 한 작품씩 하며 조금씩, 오랫동안 배우려고요.”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퍼스트 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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