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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친절한 금자씨’, 베니스 5분 기립박수

등록 2005-09-03 20:18수정 2005-09-04 17:33

박찬욱 감독과 이영애가 3일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한 `친절한 금자씨\'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AP=연합뉴스)
박찬욱 감독과 이영애가 3일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한 `친절한 금자씨\'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AP=연합뉴스)
객석 메운 기자들, 박수와 휘파람으로 호감 표시

3일 밤 10시 30분(현지시간) 제6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된 박찬욱 감독 '친절한 금자씨'가 5분 가량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날 레드카펫 행사와 함께 공식 상영한 '친절한 금자씨'에 대한 이런 반응은 전날 기자시사회의 호응을 능가하고 있다. 상영이 끝난 뒤에는 상당히 긴 기립박수를 받았다.

턱시도 차림 박찬욱 감독과 한복 차림 주연배우 이영애는 이같은 호응에 의연한 미소로 답했다.

관객들은 "박 감독의 전작보다 훨씬 어렵지만 좋다", "여배우의 연기는 매우 감동적이고 훌륭했다. 복수와 색채의 대비들은 카타르시스를 향한 여행이다", "정말 마음에 든다. 나쁜 점은 보이지 않고 오직 긍정적인 면만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영에 이어 4일 새벽 리도섬 웨스틴 엑셀셔 호텔에서 진행된 '친절한 금자씨와 함께 하는 한국영화의 밤' 역시 성황을 이뤘다.

마르코 뮐러 베니스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200여 명을 헤아리는 외국 영화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등이 이들을 맞았다.

박 감독은 인사말에서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날이다. '친절한 금자씨'가 상영되어서라기보다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을 만났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칸영화제에서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을 만났는데 오늘처럼 내게 '좋은 영화'라는 덕담을 해줬다. 거장들을 만나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이번에도 그들이 행운을 가져다 주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이 영화는 한마디로 여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만든 영화"라면서 현장에 참석한 그의 부인과 딸, CJ엔터테인먼트 이미경 부회장과 이영애 등 4명의 여성에게 특별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영애는 "모든 것은 혼자서 되는 것이 없다. 감독, 스태프 등 모든 분의 한 마음이 모이는 것이 바로 영화다. 그런 영화를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베니스영화제처럼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친절한 금자씨'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모양의 '금자씨 케이크'를 절단했다. 일명 '두부 케이크'로 불리는 순백색 네모 반듯한 크림 케이크는 100만원 상당으로 CJ엔터테인먼트가 호텔측에 케이크 사진을 보내 그대로 만들어 달라 해서 제작한 것이다.

(베니스=연합뉴스)

박찬욱 "관객도 고통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친절한 금자씨'의 박찬욱 감독과 이영애가 3일(현지시간) 오후 영화제에 참석한 각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두 사람은 환한 미소 속에 손을 흔들며 입장했고 회견장을 가득 메운 기자들은 이들을 큰 박수로 맞았다. 30여분의 짧은 기자회견에는 질문 공세가 이어졌고 끝난 후에는 이영애를 향한 사인공세가 펼쳐지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이렇게 폭력적이고 독특한 이미지를 그리나. 미국에서는 이 영화의 폭력성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은가.

▲폭력 장면을 묘사할 때 원칙이 있다. 폭력 장면을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그만큼 아름답거나 통쾌하게 즐길 만하게 묘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폭력을 당하는 사람, 때로는 폭력을 가하는 사람조차도 그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행위로서의 폭력, 그 고통을 전달하기 위한 폭력 장면이다. 따라서 관객도 어느 정도는 그런 고통을 함께 느낄 만하도록 만드는 것이다.(박찬욱 감독, 이하 박)

--한국에서의 반응이 궁금하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나라는 다 친한 사이라 이 영화가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금은 유럽에서 각종 영화제를 통해 잘 소개되고 있어 상당히 친숙하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도 아시아 영화 또 한국영화에 대해서 그다지 친숙한 상태가 아니라 말할 수 있다. 자주 리메이크되는 일이 있긴 하지만 오리지널 그대로 소개되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고 소개되더라도 큰 상업적 호응은 없었다. 앞으로는 미국인들도 지식인이나 영화광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도 다른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에 대해 개방적인 마음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박)

--이영애 씨는 지금까지 캐릭터와 다른 연기를 보여줬다. 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을 탈 수 있는 연기라고 생각하는가.

▲최고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선의 연기를 펼치며 아주 즐겁고 만족스럽게 작업했다. 그것만으로도 더 이상 이 영화에 대해 후회가 없다. 어제 기자 시사회 얘기를 들었는데, 한국에서 이 영화를 사랑하는 이상으로 외국 분들이 봐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는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결과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보람있게 생각한다.(이영애, 이하 이)

--이번에는 여성이 복수하는 영화다. 여성과 남성이 하는 복수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선 남자라면 그렇게 권총을 아름답게 장식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남자였다면 네 명의 희생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13년을 준비해온 복수의 쾌락을 그들에게 양보하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

--복수라는 주제는 당신 영화의 중요한 주제다. 두 편의 전작에서는 복수가 결과였다면 이번에는 복수가 열린 결말을 제공한다. 복수로 인한 새로운 희망이나 속죄감을 제공한다.

▲무작정 분노와 증오심의 표현인 그런 단계를 넘어서 일종의 속죄 행위로서의 복수라는 것, 그것이 이 세번째 영화의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속죄 행위가 성공하든 못하든 간에 그것을 위해 노력한 사람, 속죄 행위를 통해 영혼의 구원을 얻으려 안간힘을 쓰고 처절하게 노력한 사람에 대해서 그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그녀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 그리고 수고했다고 생각하는 그런 마음이 관객에게 들기를 바랐다. 그것은 이 영화가 복수 삼부작의 결산이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남성보다는 여성 인물이 주인공에 더 어울린다고 결정했다.(박)

--좀 전에 '올드보이'의 리메이크에 대해 언급했는데, 미국에서의 리메이크 작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리지널 영화에 대해서 아주 새롭게 해석할 그런 자신이 있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궁금한 일이다. 그러나 표현방식이나 세계관에서 별 차이가 없는 영화, 단지 언어만 바꿔서 비슷한 영화를 또 만들 생각이라면 그것처럼 맥빠지는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박)

--주인공이 19살에 살인을 했는데 이영애 씨는 19살에 무엇을 했나. 이 영화를 통해 아시아에서도 유명해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재미있는 질문을 해줘서 감사하다. 19살 때는 이렇게 훌륭한 베니스 영화제에, 그것도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이 자리에 올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만큼 평범한 학생이었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대만, 홍콩, 일본 등 많은 분들이 한국 드라마에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그것은 정말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사랑해주는 것이다. '친절한 금자씨'도 많은 사랑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분들이 사랑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이)

(베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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