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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21년 만의 영화 출연 김희애 “시사회 때 눈물 흘린 이유는…”

등록 2014-03-06 19:50수정 2014-03-06 22:19

김희애
김희애
‘우아한 거짓말’에서 ‘왕따’로 딸 잃은 싱글맘 연기
“고아성, 김향기 어린 후배들 뛰어난 연기에 감동”
“그런 사람들도 있겠죠?” “그렇지 않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배우 김희애(47·사진)는 이야기를 맺을 때마다 습관처럼 반문을 했다. 다른 사람을 강제하지 않고, 차분히 이해시키려는 태도가 몸에 밴 듯했다. 사려 깊고 배려하는 인물을 많이 연기해온 그의 실제 모습이 극중에서와 달라 보이지 않았다. 주로 텔레비전에서 만날 수 있었던 그가 13일 개봉하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모처럼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영화로는 1993년 배우 문성근과 출연한 <101번째 프로포즈> 이후 처음이다. “영화 출연이 너무 오랜만이어서 신인이나 다름없다”는 그를 4일 만났다.

그는 21년 만의 스크린 복귀에 대해 “아이 둘을 키우고 텔레비전 드라마에 출연하다 보니 영화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며 “너무 오랜만의 영화 출연에 조금 겁나기도 했지만 흠잡을 데 없는 시나리오와 <완득이>를 연출한 이한 감독, 함께 출연한 고아성, 성동일 같은 배우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영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교내 집단 따돌림으로 스스로 삶을 포기한 중학생 천지(김향기)가 생전에 남긴 ‘다섯개의 쪽지’를 찾는 과정에서 가족과 주변 친구들의 아픔을 보여주고 이들이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김희애는 마트에서 일하는 싱글맘으로 천지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언니 만지(고아성)를 꿋꿋이 키우는 억척 엄마 현숙을 연기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 보면 실제로 정글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엄마로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집단 따돌림, 청소년 자살 같은 소재는 피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영화가 이런 부분을 확대해서 보여주지 않고, 이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정했어요.” 실제 그는 중·고등학생이 된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를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오지만 이들을 흑백으로 나눌 수 없는 건 우리 모두 또다른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가까운 사람들한테 더 소홀하고, 때로 무례하고, 상처를 주는 일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영화면 좋겠다”고 했다.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했으니 연기 경력만도 31년이다. 쟁쟁한 중견급 배우 가운데서도 고참 여배우가 된 그는 이번 영화에 두 딸로 등장하는 고아성, 김향기 등 어린 후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연기에 대한 기본기는 말할 것도 없고, 고교생 연기를 하면서 순수함 그 자체가 돼서 연기를 해줬어요. 시사회 때 눈물을 흘린 것도 후배들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흔한 칭찬이 아니라 국제영화제에 내보내도 전혀 손색없는 수준이에요.”

어느새 40대 후반의 나이가 됐다. 그는 “흰머리도 많이 나고, 노안도 얼마쯤 왔는데, 아직 일할 곳이 있고, 여전히 사람들이 날 만나준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세월을 비껴갈 수 없지만, 그는 누구한테든 ‘아름답게 나이 드는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블 채널 오락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도 출연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제8의 전성기’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들을 정도”라며 웃었다. 그는 <우아한 거짓말> 개봉에 이어 이달 중순부터 유아인과 호흡을 맞춘 새 텔레비전 드라마 <밀회>에 출연한다.

홍석재 기자, 사진 무비꼴라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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