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의 프로듀서 피터 델 베초
‘겨울왕국’ 프로듀서 피터 델 베초
미국 다음으로 한국서 많이 봐
관객 눈 맞춘 덕에 ‘디즈니 재건’
세계인 즐길 ‘뮤지컬 버전’도 고민
미국 다음으로 한국서 많이 봐
관객 눈 맞춘 덕에 ‘디즈니 재건’
세계인 즐길 ‘뮤지컬 버전’도 고민
“<겨울왕국>은 사랑과 누구나 가진 근본적 두려움 사이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런 것들이 많은 이들의 공감과 감동을 불러와 영화가 큰 사랑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킨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프로듀서 피터 델 베초(사진)는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겨울왕국>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날부터 4월4일까지 코엑스에서 여는 ‘콘텐츠 인사이트 2014’의 첫날 행사 연사로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겨울왕국>은 미국에서만 4억 달러, 세계에서 1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최초로 관객 1000만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관객이 많이 든 나라다.
피터 델 베초는 “한국인들이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겨울왕국>의 음악이 특히 공감과 감동을 준 것 같다”며 “한국은 대단히 크고 중요한 시장이다. (디즈니가 제작하는) 영화 <어벤져스2>도 한국에서 촬영하는 등 디즈니로서 한국은 늘 고마운 나라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겨울왕국>은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의 재건에 큰 견인차가 된 작품이다. 디즈니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 등으로 황금기를 누리다 2000년대 들어 드림웍스, 픽사 등 경쟁사나 자사가 인수한 산하 스튜디오에 밀려났다. 그러다 <라푼젤>(2010)과 <겨울왕국>의 잇따른 성공으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피터 델 베초는 “경영진이 아닌 감독과 제작진 중심의 스튜디오로 변모한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가 2006년 인수한 픽사의 핵심인물인 존 래스터가 디즈니의 크리에이티브 총괄 담당(CCO)을 맡으면서 이런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대사 말고 표정만으로도 주인공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큰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등장인물의 세밀한 표정을 묘사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 <라푼젤>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고, <겨울왕국>으로 이전 성과를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어요. 이 또한 <겨울왕국>의 중요한 성공 요인입니다.”
<겨울왕국>이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과거 디즈니 작품들과 다른 성향을 보인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디즈니의 예전 작품들을 사랑하지만, 이는 당시 세대에 맞춰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시대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이 뭔지 관객의 눈에서 고민한다. 그래서 이전과 다른 스토리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겨울왕국>이 단순히 숫자로 최고의 영화가 됐다는 사실을 떠나 세계인들이 즐기는 영화가 돼서 자랑스러워요. 요즘은 <겨울왕국> 뮤지컬 버전도 고민하고 있는데, <겨울왕국>이 여러 방면에서 사람들에게 다가갈 생각을 하니 더욱 흥분됩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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