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부문 18편 후보로 올라
20대의 신예 그자비에 돌란부터 80대 노장 장 뤼크 고다르까지. 14일 개막한 제6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과연 ‘별 중의 별’은 누가 될 것인가. 이번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는 18편이 후보로 올랐다.
3D 찍은 노장 고다르 가장 주목을 받는 감독은 1960년대 누벨바그 운동의 기수로 평가받는 노장 장뤼크 고다르(84)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전설’로 불린 그이지만 유독 칸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 그가 2001년 <사랑의 찬가>로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지 13년 만에 영화 <언어와의 작별>을 들고 칸에 귀환했다. 영화 언어 자체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실험적인 영화인 이 영화는 놀랍게도 3D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 영화에 대해 “하나의 시이며, 울부짖음이고, 한숨이다”라며 “(간단히) 요약하기 불가능한 영화”라고 평했다. 칸이 과연 팔순을 넘긴 이 노장에게 마지막 영광을 안길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마지막 극영화 선언 켄 로치 아일랜드 공산주의자 지미 그랄턴의 일대기를 다룬 켄 로치(78) 감독의 <지미스 홀>도 기대작 중 하나다. 2006년 아일랜드 독립을 둘러싸고 등을 돌린 두 형제의 비극을 다룬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그는 2012년에도 <엔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켄 로치 감독은 <지미스 홀>을 자신의 마지막 극영화로 선언했다. 칸이 그를 얼마나 예우할지도 관심거리다.
칸이 사랑한 다르덴 형제 벨기에 다르덴 형제의 <투 데이즈 원 나이트>도 강력한 수상 후보다. 자신의 직업을 지키기 위해 직장 동료들이 보너스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노동자 이야기다. 다르덴 형제는 1999년 <로제타>와 2005년 <더 차일드>로 황금종려상을 2번씩이나 받았다. 이뿐만 아니다. <로제타> 이후 만든 모든 영화가 칸에 출품됐고, 예외 없이 모두 수상했다. 2002년 <아들>은 남우주연상을, 2008년 <로나의 침묵>은 각본상을, 2011년 <자전거 탄 소년>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2000년대 이후 칸이 가장 사랑한 감독’으로 불리는 이유다.
‘25살 천재’ 그자비에 돌란 경쟁부문 진출 감독 중 가장 어린 25살의 신예 자비에 돌란 감독도 화젯거리다. 4살 때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10년 <하트비트>로 비경쟁부문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는 등 ‘천재’로 평가받는다. 이번 신작 <마미>는 그의 첫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고통받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형식의 영화다.
그 밖의 쟁쟁한 감독들 이 밖에 세 차례 칸 본상을 수상한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신작 <윈터 슬립>, 칸이 환호하는 프랑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아름다운 색감과 미장센을 자랑하는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생로랑>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1996년 <비밀과 거짓말> 이후 또다시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마이크 리 감독의 <미스터 터너>도 쟁쟁한 후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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