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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단독] ‘트루맛쇼’ 감독, 이번엔 기독교 고발

등록 2014-06-05 19:51수정 2014-06-06 17:54

다큐멘터리 <쿼바디스>(2014)
다큐멘터리 <쿼바디스>(2014)
김재환 감독 ‘쿼바디스’ 10월 개봉
한국의 ‘타락 교회’ 어디로 가시나이까?
독실한 신자에서 내부고발자로
횡령 혐의 조용기 등 행적 추적
MBC 해직기자들 ‘송곳 취재’ 담아
맛집 방송의 실상을 고발해 화제가 됐던 다큐멘터리 <트루맛쇼>(2011)의 김재환(왼쪽 사진) 감독이 이번에는 한국 기독교를 정면에서 겨냥했다.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삼일교회, 임마누엘교회, 사랑의교회 등 대표적인 한국 대형교회들의 비리와 불합리를 담임목사들의 맨얼굴과 함께 통렬하게 고발한 영화 <쿼바디스>(오른쪽)다.

김재환 감독은 전 문화방송 시사교양국 피디, 방송 프로그램 외주제작사 대표를 하며 겪었던 경험에서 <트루맛쇼>를 탄생시켰다. 오랫동안 한 대형교회 교인으로 살아온 김 감독은 <쿼바디스>에서도 날카로운 내부고발자의 시선으로 한국 대형교회의 문제를 들춘다. 그는 <트루맛쇼>를 개봉하기 전에도 다니던 교회의 목사에게 기도를 부탁했던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영화는 다큐 감독 마이클 모어(배우 이종윤)라는 가상 인물이 한국 교회 현실을 좇아가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탈세·배임·횡령 혐의로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아들 조희준씨가 법정에 서던 날, 카메라가 그들을 쫓아가며 “성도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습니까? 예수님 믿으시는 분 맞습니까?”라고 묻는 장면, 이라크 침공을 주도한 미국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한국의 ‘평화기도회’에서 간증하는 모습, 지난 대선 때 대형교회 목사들이 이명박 후보에게 투표하기를 독려하는 설교 등은 모두 진짜다. 김재환 감독이 오랫동안 촬영하고 모아온 한국 교회의 희비극적인 장면에 가상 캐릭터를 투입해, 축복과 성장의 판타지가 지배하는 현실 교회의 모순을 비춘다.

김재환 감독
김재환 감독
세계 1위에서 5위까지의 대형교회들을 모두 거느린 한국에서 정작 기독교에 대한 분노와 멸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개독교’ 혹은 ‘개먹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성추행 논란으로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한 전병욱 목사는 전별금 13억원을 받아 서울 마포에 새로운 교회를 차렸다. 설교 중에 그는 “하나님만이 나를 아신다”며 가슴을 두드린다. 법원 출두 다음날 조용기 목사는 강단에 서서 “(나를 그만두게 하려면) 내 시체를 메고 내려가라”고 소리친다. ‘징검다리 세습’을 고안해낸 임마누엘교회를 비롯해 우회, 교환, 인수합병 등 갖가지 편법을 동원해낸 충현, 광림, 왕성, 금란 교회 등도 얽히고설켜 서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형국이다. 김재환 감독은 “한국 사회와 교회는 한데 얽혀서 성장했지만 이제는 사회가 교회를 포기했다는 인상을 받는다. 개별 교회들의 추문은 여태껏 여러 시사 프로그램들이 다루었겠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교회가 돌진해 가는 방향, 윤리적인 타락도 성장이라는 목표 때문에 덮고 가는 모습들을 조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목사들의 행적과 견강부회식 발뺌을 추궁하는 역할은 최승호 피디, 이상호 피디, 이용마 기자 등 문화방송 출신 해직 언론인들이 맡았다. 지난달 29일 내부 시사를 가진 <쿼바디스>는 종교개혁기념 주간인 10월 말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중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김재환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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