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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영화속 인물 5명 더하면 내 모습”

등록 2014-06-23 18:39수정 2014-06-23 20:39

아사이 료(25)
아사이 료(25)
영화 개봉 맞춰 온 천재소설가 아사이 료

19살에 첫 장편 ‘스바루상’
23살에 최연소 ‘나오키상’
학교안 계급 다룬 ‘키리시마…’
25살에 영화로 만들어져
일본 명문 와세다대학 출신, 대학 재학 중인 19살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로 스바루상 신인상 수상, 23살에 일본 대중문학계 최고상으로 꼽히는 나오키상 최연소 수상, 회사를 다니며 글을 쓰는 ‘겸업 작가’로 활동중.

무라카미 하루키의 뒤를 이을 일본 차세대 소설가로 꼽히는 아사이 료(25)의 이력은 듣는 이를 ‘열폭’(열등감 폭발)시킬 만큼 대단하다. 곱상한 외모까지 갖췄으니 그야말로 이런 ‘엄친아’가 없다.

“일본에서도 처음엔 스펙 때문에 대중의 관심이 쏟아진 듯해요. 그런 표면적인 관심을 ‘작품’으로 돌리는 것이 지난 몇 년간 제겐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의 한 극장에서 마주한 그는 어린 나이에 이룬 성취에 대한 칭찬에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아사이 료는 그의 첫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한 동명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의 개봉(26일)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했다.

참으로 묘한 제목이다. 게다가 이 작품에 ‘키리시마’라는 인물은 아예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선택한 제목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미스터리 추리물을 참 좋아해 뭔가 호기심을 자극시킬 수 있는 타이틀을 붙이고 싶었죠.”

<키리시마…>는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학업 성적, 예체능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킹카 고교생 키리시마가 배구부를 그만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를 둘러싼 다양한 부류의 친구들이 겪는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사회의 축소판 같은 ‘학교 안의 계급’(스쿨 카스트), 자존감과 미래의 꿈을 찾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젊은 고교생들의 현실을 날카롭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에서 10만부 넘게 팔리며 스바루 상을 수상한 소설과 마찬가지로 영화 역시 일본아카데미상, 요코하마영화제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이 제 소설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오케이 했어요. 소설 속 문장이 살아 움직이는 영상이 된다니, 정말 멋진 일이잖아요.” 그는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줄곧 참여하는 등 영화 제작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명문대 출신인 그의 고교 생활은 어땠을지 궁금했다. “주요 등장인물 5명을 조금씩 더하면 그게 바로 저예요. 저도 스쿨 카스트 제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죠. 소설을 쓴다는 것이 학교 계급사회에선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알고 그 사실도 숨겼어요.”

이른 나이에 소설가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는 전업 작가 대신 회사를 다니며 틈틈이 작품을 고민하는 ‘겸업 작가’의 길을 택했다. 왜일까? “제 능력 중 소설을 쓰는 능력이 제일 출중한지 확신이 안 서더라고요. ‘어쩌면 슈퍼 샐러리맨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하하.”

그는 벌써부터 다음 소설의 개요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전작인 <누구>에 등장하는 사이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 소설과 가상의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하는 새로운 장르의 소설이란다. “19살에는 <키리시마…>를 통해 고교생 이야기를, 23살에는 <누구>를 통해 20대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를 했어요. 나이가 40살이 되면 0~40살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5살 때부터 그림책을 읽으며 혼자 글짓기를 즐겼다는 그는 앞으로 나이가 들수록 쓸 수 있는 작품의 폭이 넓어질 거라는 기대감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사진 마운틴 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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