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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명세 감독의 ‘형사’ 서구시장 뚫을 것인가

등록 2005-09-15 13:19수정 2005-09-15 13:19

영화 ‘형사 duelist’
영화 ‘형사 duelist’
지난 8일 국내에서 개봉한 이명세 감독의 신작 '형사 Duelist'(이사 '형사')가 캐나다 토론토 영화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의 극단적인 반응과 대조돼 눈길을 끄는데, 향후 세계시장 진출을 노리는 액션영화의 시장성에 대한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형사'의 홍보사 영화인은 15일 "'형사'가 토론토영화제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11일에 이어 13일 시사회에서 인파가 몰리면서 한개관 상영이 두개관으로 늘어나는 등 인기를 끌었다는 것. 또한 20세기 폭스, 콜럼비아 등 세계 굴지의 배급사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고, 상영이 끝난 후에는 "beautiful!"을 연호하며 영화에 대한 지지를 보였다는 얘기다.

이 같은 반응은 국내 관객의 반응과 많은 차이를 이루는 것이다. 제작과정 내내 대단한 관심을 끌어모았던 '형사'는 그러나 정작 개봉 첫주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전국 66만명을 모아 절대적인 수치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경쟁작 '가문의 위기'의 127만명에 비해서는 절반에 그쳐 그 유명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드라마 대신 오직 스타일에 모든 것을 건 이명세 감독의 연출에 대한 찬사와 실망이 극단적으로 교차한 까닭. '형사'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너무 실망했다"는 비난과 "두번 봤다"는 찬사가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점이 외국 관객을 공략하는데는 유리할 수도 있다. 청룽과 리롄제 등의 홍콩 스타와 '와호장룡' '영웅' 등의 화려한 중국 영화들이 미국 등 서구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이들이 공히 액션을 무기로 삼았기 때문. 그런 점에서 스타일에서만큼은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형사' 역시 한국영화가 그토록 바래왔던 미국 시장 공략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이 높다.

영화인은 "토론토 현지 기자회견에서도 이명세 감독은 '최고의 감독', 영화는 '최고의 영상'이라는 찬사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형사'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지만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대사나 내용은 별로 없다. 단순명쾌한 줄거리. 만국 공통어인 액션을 정교하게 채썰듯 세심하게 찍은데다, '억'소리가 날만큼 현란하고 화려한 색감과 미쟝센이 시선을 마비시킨다. 게다가 마냥 심각하지도 않아 중간중간 웃음을 주기도 하니 외국인들, 특히 서양인들에게는 동양에 대한 판타지를 주는 동시에 충분한 오락성을 갖는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점은 국내 시장에서는 양날의 칼이 되어 돌아온다. '형사'의 빈약한 드라마와 엉뚱한 장면들에 대한 실망감은 화려한 스타일마저 '과잉'으로 몰며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와 다름없다"는 지적을 내기도한다.


지금까지 서구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이 유일하다. 과연 '형사'가 한국형 액션으로 새롭게 서구 시장을 뚫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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