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강동원은 욕심이 많아 무엇을 하든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고 했다. 게임에 빠졌을 땐 프로게이머만큼 열심히 게임을 했고, 목공에 취미를 붙인 최근에는 작은 별장을 짓는 것이 목표일 정도란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화‘랑’]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주연 강동원
‘군도: 민란의 시대’ 주연 강동원
강동원(33)은 변해 있었다. 비 내리는 날 우산 속으로 뛰어들며 지었던 ‘살인미소’와 우수에 찬 ‘착한 눈빛’(<늑대의 유혹>)은 10년 만에 ‘비릿한 냉소’와 잔인하리만큼 ‘섬뜩한 눈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치 잘 벼려진 칼처럼 날카롭게.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로 군 제대 뒤 4년 만에 복귀한 강동원은 “오랜만에 촬영을 하니 뒷목이 뻣뻣할 정도로 긴장이 되더라”고 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해쓱해진 모습이었다. “냉정하고 샤프한 조윤을 연기하느라 5㎏ 이상 감량을 한 탓”이다.
양민 수탈 역할…10년만에 첫 악역
남성 배우들 틈서 “비주얼은 내 몫”
출연 제의에 감독 믿고 즉석 승낙
해외진출 대비 외국어 공부도 열심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신작 <군도…>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에 맞서 백성의 편에 서고자 했던 도적 무리의 활약상을 다룬 액션 활극이다. 이 영화에서 강동원은 탐관오리의 대명사이자 대부호인 조 대감의 서자 ‘조윤’ 역을 맡았다. 불쌍한 양민들을 수탈하는 잔인한 인물로, ‘도치’(하정우)가 속한 의적단과 대립한다. 하정우·이성민·조진웅·마동석 등 멀티캐스팅을 내세운 영화임에도, 여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캐릭터가 없는 상황이라 강동원은 자신이 ‘비주얼 담당’이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상투가 잘리면서 긴 머리가 흩날리는 장면은 그의 ‘미모’가 빛나는 이 영화의 백미다. “(하)정우 형이 ‘나를 포함한 군도 무리는 다 짐승이고 쟤(강동원)만 사람’이라고 촬영 내내 농담을 했을 정도예요. 사실 배우의 진심이 뭐든 화면에 보이는 것이 진실이니까. 그 장면은 모니터하며 눈빛이나 앵글이 맘에 들 때까지 연기했어요.” 데뷔 이후 연기보다는 잘생긴 외모나 스타일에 더 관심이 집중돼 이젠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그는 의외로 쿨했다. “이 영화에서 감독님이 제게 원한 건 칼 쓰는 액션과 비주얼, 딱 두 가지였어요. 기대에 부응해야죠. 그리고 제가 언제까지 젊겠어요? 나이 들어 배 나온 아저씨가 되면 그때 또 맞는 역할을 하면 되죠.” 강동원은 스스로의 욕심보다는 영화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했다. “하정우에 견줘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이 영화를 망설임 없이 선택한 것도,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초반의 몇 장면을 몽땅 들어낸 윤 감독의 선택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분량과 관계없이 영화 속 그는 나름의 ‘존재감’을 뽐낸다. 사실 서자 출신으로 집안과 아버지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으며 자라 가슴에 ‘한’을 품게 된 ‘조윤’ 역은 처음부터 강동원을 두고 만들어진 ‘맞춤형 캐릭터’였다고 한다. “제대 후 술자리에서 윤 감독님을 만났는데, 시나리오도 안 쓴 아이디어를 말씀하시며 같이 해보자고 하셨어요. ‘도둑 역할은 (하)정우가 낫지 않냐. 넌 탐관오리 악역인데 괜찮겠냐?’고 해서 즉흥적으로 오케이 했어요. ‘윤종빈’이란 이름을 믿은 거죠.” 데뷔 10년 만에 첫 악역으로 나름의 연기변신을 시도한 강동원. <군도…>는 그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가 될지 물었다. 또 쿨한 대답이 돌아왔다. “전 연기변신이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주어진 역할이니 최선을 다하는 거죠. 굳이 의미를 따지자면 지금까지 했던 영화 중 (흥행이) 가장 잘될 영화?” <의형제>(550여만명), <전우치>(610만여명) 등 그의 전작들이 흥행에 꽤 성공했음을 고려하면 <군도>의 만듦새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30대 중반으로 달려가는, 이제 연애나 결혼에도 신경이 쓰일 법한 나이다. “강동원은 공공재 아니냐”는 농을 걸자 그는 “우리 어머니가 들으시면 얼마나 슬퍼하시겠어요? 전 공공재로 평생 늙기 싫은데요?”라고 단호히 말했다. 한때 꿈을 묻는 질문에 “지구 정복”이라고 답했다는 그. 이젠 꿈이 뭘까? “지구 정복이요? 한 10년 전쯤에는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사실 이젠 농담으로 그칠 말은 아니죠. 세계 시장까진 아니더라도 일본·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더 많은 작품, 더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싶어요.” 강동원은 그날을 위해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까지 배우는 부지런을 떨고 있단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남성 배우들 틈서 “비주얼은 내 몫”
출연 제의에 감독 믿고 즉석 승낙
해외진출 대비 외국어 공부도 열심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신작 <군도…>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에 맞서 백성의 편에 서고자 했던 도적 무리의 활약상을 다룬 액션 활극이다. 이 영화에서 강동원은 탐관오리의 대명사이자 대부호인 조 대감의 서자 ‘조윤’ 역을 맡았다. 불쌍한 양민들을 수탈하는 잔인한 인물로, ‘도치’(하정우)가 속한 의적단과 대립한다. 하정우·이성민·조진웅·마동석 등 멀티캐스팅을 내세운 영화임에도, 여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캐릭터가 없는 상황이라 강동원은 자신이 ‘비주얼 담당’이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상투가 잘리면서 긴 머리가 흩날리는 장면은 그의 ‘미모’가 빛나는 이 영화의 백미다. “(하)정우 형이 ‘나를 포함한 군도 무리는 다 짐승이고 쟤(강동원)만 사람’이라고 촬영 내내 농담을 했을 정도예요. 사실 배우의 진심이 뭐든 화면에 보이는 것이 진실이니까. 그 장면은 모니터하며 눈빛이나 앵글이 맘에 들 때까지 연기했어요.” 데뷔 이후 연기보다는 잘생긴 외모나 스타일에 더 관심이 집중돼 이젠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그는 의외로 쿨했다. “이 영화에서 감독님이 제게 원한 건 칼 쓰는 액션과 비주얼, 딱 두 가지였어요. 기대에 부응해야죠. 그리고 제가 언제까지 젊겠어요? 나이 들어 배 나온 아저씨가 되면 그때 또 맞는 역할을 하면 되죠.” 강동원은 스스로의 욕심보다는 영화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했다. “하정우에 견줘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이 영화를 망설임 없이 선택한 것도,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초반의 몇 장면을 몽땅 들어낸 윤 감독의 선택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분량과 관계없이 영화 속 그는 나름의 ‘존재감’을 뽐낸다. 사실 서자 출신으로 집안과 아버지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으며 자라 가슴에 ‘한’을 품게 된 ‘조윤’ 역은 처음부터 강동원을 두고 만들어진 ‘맞춤형 캐릭터’였다고 한다. “제대 후 술자리에서 윤 감독님을 만났는데, 시나리오도 안 쓴 아이디어를 말씀하시며 같이 해보자고 하셨어요. ‘도둑 역할은 (하)정우가 낫지 않냐. 넌 탐관오리 악역인데 괜찮겠냐?’고 해서 즉흥적으로 오케이 했어요. ‘윤종빈’이란 이름을 믿은 거죠.” 데뷔 10년 만에 첫 악역으로 나름의 연기변신을 시도한 강동원. <군도…>는 그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가 될지 물었다. 또 쿨한 대답이 돌아왔다. “전 연기변신이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주어진 역할이니 최선을 다하는 거죠. 굳이 의미를 따지자면 지금까지 했던 영화 중 (흥행이) 가장 잘될 영화?” <의형제>(550여만명), <전우치>(610만여명) 등 그의 전작들이 흥행에 꽤 성공했음을 고려하면 <군도>의 만듦새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30대 중반으로 달려가는, 이제 연애나 결혼에도 신경이 쓰일 법한 나이다. “강동원은 공공재 아니냐”는 농을 걸자 그는 “우리 어머니가 들으시면 얼마나 슬퍼하시겠어요? 전 공공재로 평생 늙기 싫은데요?”라고 단호히 말했다. 한때 꿈을 묻는 질문에 “지구 정복”이라고 답했다는 그. 이젠 꿈이 뭘까? “지구 정복이요? 한 10년 전쯤에는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사실 이젠 농담으로 그칠 말은 아니죠. 세계 시장까진 아니더라도 일본·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더 많은 작품, 더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싶어요.” 강동원은 그날을 위해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까지 배우는 부지런을 떨고 있단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