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이 한국 영화 사상 최단기간인 12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10일 낮 알림판이 나붙은 서울 용산 씨지브이(CGV) 티켓 창구가 영화표를 사기 위한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명량’ 역대 최단 기간…‘괴물’보다 9일 빨라
인기 별개로 “스크린 독점” 비판도
인기 별개로 “스크린 독점” 비판도
<괴물>보다 무섭고, <도둑들>보다 날쌘 질주였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 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 <명량>이 10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개봉 12일 만의 성과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다.
<명량>의 투자·배급사인 씨제이(CJ)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명량이 오전 8시를 기준으로 누적관객 1022만6042명을 기록해 1000만 관객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6년 역대 최단기간에 1000만을 돌파했던 <괴물>의 기록(21일)을 9일이나 앞당긴 것이다. 이로써 <명량>은 한국 영화로는 10번째, 외화까지 포함하면 12번째로 ‘1000만 영화’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명량>은 1000만 관객을 돌파하기까지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역대 최단기간 200만 돌파(3일)를 비롯해 900만(11일)까지 연일 기록을 경신했다. 또 개봉일 최다 관객수(68만명) 기록은 물론 평일 최다 관객수 기록을 3번이나 새로 썼다. 처음으로 1일 100만 관객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명량>이 <괴물>(1301만명)과 <아바타>(1362만명)를 넘어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지 여부다. 영화계에서는 지금의 추세로 볼 때 최다 관객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명량>의 1000만 동원 속도가 <괴물>보다 9일, <아바타>(38일)보다는 무려 26일이나 빠른데다, 개봉 2주차 평일에도 평균 8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관객수 1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광복절 연휴 등이 끼어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1500만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한편에는 <명량>의 스크린 독점에 대한 비판도 있다. <명량>은 국내 2584개 스크린 가운데 50%가 넘는 1300개를 점유하고 있으며, 30억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등 ‘물량공세’를 펼쳐왔다. 김영진 명지대 교수는 “명량의 인기와 별개로 스크린 독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관객들의 권리가 제한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천만 관객 〈명량〉, 〈군도〉와〈해적〉의 맹추격 [잉여싸롱#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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