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신의 손.
[추석 영화]
‘타짜-신의 손’ ‘두근두근 내 인생’
두 편의 국내영화 흥행몰이 나서
빅뱅 멤버 ‘탑’-강동원 매력 대결
최민식 출연한 ‘루시’까지 가세
‘타짜-신의 손’ ‘두근두근 내 인생’
두 편의 국내영화 흥행몰이 나서
빅뱅 멤버 ‘탑’-강동원 매력 대결
최민식 출연한 ‘루시’까지 가세
추석 연휴는 전통적인 극장 성수기다. 특히 올해는 주말에다 대체휴일까지 껴 무려 5일간의 황금연휴다. 극장을 찾을 관객들을 위해 성찬이 차려진다. 1700만 관객을 모은 <명량>이 극장에서 빠지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흥행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으려는 국내외 대작 영화 세 편이 이미 결전에 들어갔다.
흥행 청신호가 가장 밝아 보이는 영화는 지난 3일 개봉한 <타짜-신의 손>이다. 2006년 추석 시즌 개봉해 684만 관객을 모으며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타짜>의 후속편이다. 전편이 허영만의 원작 만화 가운데 1부 ‘지리산 작두’ 편을 옮긴 것이라면, 이번 영화는 2부 ‘신의 손’ 편을 옮긴 것이다. <과속스캔들>(830만 관객)과 <써니>(740만 관객)로 흥행감독의 입지를 확실히 다진 강형철 감독이 전편의 최동훈 감독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다.
전편의 조승우 대신 주인공으로 낙점된 배우는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탑’ 최승현이다. 전편 주인공 고니의 조카인 대길로 출연해 고스톱, 섰다 등 화투 노름으로 승부를 벌인다. 정마담(김혜수)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건 미나(신세경)와 우사장(이하늬)이다. 각각 대길과 얽히면서 김혜수와는 또다른 치명적이고 화끈한 매력을 발산한다. 전편의 주요 인물이었던 고광렬(유해진)과 아귀(김윤석)도 모습을 보인다. 전편의 무게감에서 벗어나 밝고 경쾌한 터치로 그려나가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어른들의 오락영화로 합격점을 받았다. 전편의 흥행 성적을 넘어 얼마의 관객을 동원할지 관심을 모은다.
같은 날 개봉한 <두근두근 내 인생>도 추석 시즌 관객몰이에 나선다. <타짜-신의 손>이 청소년관람불가인 반면 <두근두근 내 인생>은 12살 관람가여서 가족들과 함께 보기에 제격이다. <정사>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여배우들> 등을 연출한 이재용 감독이 김애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자식을 낳은 부모, 열일곱살을 앞두고 불치병(조로증)으로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다.
십대에 아버지가 된 대수 역을 강동원이 맡았다. 걸그룹에 열광하고 아들의 게임기를 탐내는 철부지 아빠이자, 택시 운전에 온갖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와 아들의 병원비를 책임지는 가장이다. 한때 아이돌 스타를 꿈꿨지만 열일곱살에 아이를 낳게 된 미라 역은 송혜교가 연기했다. 주로 청순한 역을 맡아왔던 그는 사투리·욕설 연기 등 의외의 모습을 선보인다. 가슴 아픈 사연을 담았지만,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모은 <7번방의 선물>처럼 눈물샘을 자극하는 최루성 가족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관객들의 폭소를 터뜨리는 웃음 코드가 쉴 새 없이 등장한다. 그런 가운데 은은하면서도 짙은 감동과 여운을 느끼게 한다.
올해는 <군도> <명량> <해적> <해무> 등 한국 영화 대작들이 쏟아지면서 유독 할리우드 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 <그랑블루> <니키타> <레옹> <제5원소> <택시> 등 화제작을 만든 프랑스 거장 뤼크 베송 감독의 신작 <루시>가 3일 개봉해 추석 시즌 흥행전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약운반책으로 이용당하던 루시(스칼릿 조핸슨)가 뇌의 활용도를 높여가며 초능력을 갖게 되면서 겪는 상황을 그린 액션물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액션보다 철학적 내용을 사유하는 분위기로 흐른다. 북미에서 개봉하자마자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고, 4주 만에 수익 1억달러를 올려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명량>의 이순신으로 크게 주목받은 배우 최민식의 출연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다. 한국말을 쓰며 루시를 끝까지 괴롭히는 악당 미스터 장으로 출연하는데, 영화에서 주인공인 루시 다음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가 쓰는 한국말이 영어 자막으로 표기되지 않는데도 외국 관객들이 표정과 분위기만으로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올드 보이>를 본 뤼크 베송 감독이 최민식을 섭외하려고 한국으로 와 몇 시간에 걸쳐 설득했다고 한다. 피가 튀는 잔인한 장면 때문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각 영화사 제공
음악영화 좋아한다면, 아이들과 같이간다면 ‘비긴 어게인’ ‘하늘의 황금마차’
‘마야’ ‘쿰바’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영화들을 취향에 맞게 골라 보는 것도 좋겠다. 개봉관이 많지 않아 평소엔 찾아보기 힘들었다면 시간 여유가 있는 추석 연휴를 잘 이용해보자. 음악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최근 9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긴 어게인>이 안성맞춤이다. 음악영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원스>의 존 카니 감독의 신작이다.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러빈)의 변심에 상처받은 그레타(키라 나이틀리)와 잘나가는 음반 프로듀서였지만 이젠 추락해버린 댄(마크 러팔로)이 음반을 만들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간다는 줄거리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 주인공들의 세밀하고 잔잔한 교감이 마음을 울린다. 영화 속 노래를 담은 오에스티(OST) 음반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제주 4·3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지슬>로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오멸 감독의 신작 <하늘의 황금마차>도 있다. 돈도 없이 밴드를 조직한 뽕똘(이경준)이 암과 치매가 동시에 찾아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큰형(문석범)으로부터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상황을 그린 음악영화이자 로드무비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실제 스카 음악을 하는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의 흥겨운 음악이 흐른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제작한 영화로, 올여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도 있다. <마야>는 사고뭉치 마야가 로열젤리를 훔쳐 여왕벌을 위태롭게 하려는 2인자 버즈리나에 맞서 꿀벌왕국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단순한 필치로 그려낸 귀여운 꿀벌 캐릭터가 일품이다. 반쪽 무늬로 태어나 따돌림을 당하던 얼룩말 쿰바가 온전한 무늬를 얻기 위해 마법의 연못을 찾아 나선다는 모험담을 담은 <쿰바: 반쪽 무늬 얼룩말의 대모험>도 눈에 띈다. 아프리카에 대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북돋을 만큼 동물들과 초원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돋보인다.
선택이 힘들다면 기획전을 찾는 것도 좋겠다. 서울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는 6~10일 ‘한가위 맞이: 독립영화 삼색전 영문자막 상영회’가 열린다. 한국 대표 단편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과 10대 왕따 문제를 다룬 <야간비행>, <하늘의 황금마차> 등 세 편을 상영한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각 회사 제공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영화 루시.
음악영화 좋아한다면, 아이들과 같이간다면 ‘비긴 어게인’ ‘하늘의 황금마차’
‘마야’ ‘쿰바’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영화들을 취향에 맞게 골라 보는 것도 좋겠다. 개봉관이 많지 않아 평소엔 찾아보기 힘들었다면 시간 여유가 있는 추석 연휴를 잘 이용해보자. 음악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최근 9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긴 어게인>이 안성맞춤이다. 음악영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원스>의 존 카니 감독의 신작이다.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러빈)의 변심에 상처받은 그레타(키라 나이틀리)와 잘나가는 음반 프로듀서였지만 이젠 추락해버린 댄(마크 러팔로)이 음반을 만들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간다는 줄거리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 주인공들의 세밀하고 잔잔한 교감이 마음을 울린다. 영화 속 노래를 담은 오에스티(OST) 음반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하늘의 황금마차.
영화 마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