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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우주에서 우리는 누구인가 묻는 이야기”

등록 2014-11-10 19:17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한국 관객 충성도 높고 과학에 조예
스탠리 큐브릭에 바치는 오마주 담아”
영화 <인터스텔라>는 관객과 비평 양쪽으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 <인터스텔라>는 관객과 비평 양쪽으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차가운 우주와 따뜻한 인간 감성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가 어디인지, 우리는 누구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10일 중국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영화 <인터스텔라>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황폐해진 지구를 대신할 새로운 행성을 찾기 위해 우주로 떠나는 이들의 모험기를 담은 <인터스텔라>는 국내 개봉 닷새 만인 10일 200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선풍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 관객이 많이 드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놀런 감독은 “아주 신난다. 관객이 많이 드는 이유는 영화가 환상적이어서?(웃음) 한국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과학에도 조예가 깊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스텔라>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이 발표한 ‘웜홀을 통해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했다. 우주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킵 손이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또 놀런 감독과 함께 각본을 쓴 친동생 조나단 놀런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4년간 대학에서 상대성 이론을 공부했다고 한다.

“동생이 처음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갈 때부터 킵 손과 의견을 나눴어요. 그리고 내가 본격적으로 작업에 참여하면서 시나리오를 좀 바꿨죠. 중력의 차이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는 이야기는 킵 손을 거친 것입니다. 영화 속 설정은 현재까지 확실하게 증명된 과학적 사실에 의거한 것들이죠.”

놀런 감독은 “하지만 그런 과학적 이론을 몰라도 영화를 즐기고 공감대를 나누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007> 영화를 볼 때 제임스 본드가 사용하는 폭탄이 어떻게 만들어는지 몰라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영화와 관련한 철학적 생각도 이야기했다. “지구에 사는 인간의 삶과 우주에 나간 인간의 삶은 평행선을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지구에 살아도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요. 다만 우주에 나가게 되면 죽음에 대한 생각이 더욱 크고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가 어디이고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과 사색이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에스에프(SF)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를 오마주(존경의 뜻으로 다른 작품의 요소를 자신의 작품에 차용하는 것)한 대목도 있다고 놀런 감독은 설명했다. 영화에 나오는 군용 로보트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로보트를 보면 디자인이 미니멀하고 모던합니다. 저도 <인터스텔라>에서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고도의 기능과 지능을 발휘하는 로보트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화에 출연한 두 남녀 주연배우도 놀런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놀런 감독과 처음 작업을 같이 한 매튜 매커너히는 “영화 촬영 때 보면 놀런 감독은 영화에 푹 빠져있는 사람이다. 엄청한 규모의 세트장에서 5개월 넘게 촬영하는 동안 단 한번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정도로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영화 속에서 현실로 그려져가는 모습을 보는 게 대단히 마음에 들었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앤 해서웨이에게 이번 영화는 놀란 감독과의 두번째 작업이다. 놀런 감독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캣우먼’으로 출연한 바 있는 앤 해서웨이는 “놀런 감독이 이번 영화를 제안했을 때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출나고 개성 있고 창의적이다. 배우들이 질문을 하거나 필요한 사항을 요구할 때 늘 응답과 도움을 주는 감독이다”라고 했다.

상하이/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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