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잭슨 감독의 중간계 시리즈 마지막 편인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가 17일 개봉했다. 2001년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개봉 이후 무려 13년에 걸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J. R. R. 톨킨의 판타지 대서사시는 이렇게 완벽한 영상으로 구현됐다. 이번주 잉여싸롱 원정대는 톨킨과 피터 잭슨의 중간계 곳곳을 훑어보는 대장정에 나섰다.김선영 : 사실 피터 잭슨의 <호빗>은 진한 멜로드라마이기도 하다. <반지의 제왕>에 프로도와 샘의 우정이 있었다면, <호빗> 시리즈에는 종족의 한계를 뛰어넘는 빌보와 소린의 사랑과 우정이 있다. 개인적으로 <호빗> 최종편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물들의 그 진한 정서의 드라마가 마무리되는 순간의 감동이었다.
이승한 : 한국에선 ‘덕후 장르’ 취급을 받던 판타지 장르가 대중화되기까지, <반지의 제왕>부터 <호빗>에 이르는 피터 잭슨 감독의 공이 컸다. <호빗> 3편은 중간계 6부작의 긴 여정에 무사히 종지부를 찍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6부작 중 가장 짧지만 그래서 더 가뿐한 마음으로 작별할 수 있었다. 고마웠어요, 잭슨.
서정민 : 원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937년 영국 언어학자 톨킨이 자신의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묶어 <호빗>이라는 책을 내면서 시작된 거 아니겠나. 이후 세계관을 확장시킨 <반지의 제왕>이라는 대서사시를 만들어 판타지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고. 서양에 톨킨으로 대표되는 판타지 문학이 있다면, 동양에는 김용으로 대표되는 무협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