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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님아…’ 300만 돌파…20·30대 감성을 울렸다

등록 2014-12-25 18:57수정 2014-12-25 22:06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독립영화 최다 관객 ‘님아…’ 흥행 키워드
25일 한국 독립영화사의 새 기록을 쓴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의 흥행 돌풍엔 20~30대 관객층이 있었다.

배급사인 씨지브이가 개봉일부터 지난 23일까지 <님아…>를 예매한 관객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대가 41.50%, 30대가 22.50%에 달했다. 40대와 50대 이상도 각각 19.4%, 10.50%로 적지 않은 수치지만 <님아…>는 예상 외로 젊은층의 반응이 뜨거웠다. 씨지브이 아트하우스 관계자는 “노부부 이야기라 실버영화에 가깝다고 판단했는데, 막상 개봉을 하자 젊은 관객들의 호응이 훨씬 높아 놀랐다”며 “올해 <명량>이 40대 이상의 관객이 40%를 넘어 1000만 영화의 고지에 오른 것과 반대로 <님아…>는 젊은층이 흥행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20~30대 젊은층은 왜 80대 할머니와 90대 할아버지의 사랑이야기에 이토록 환호를 보낸 것일까?

지난 23일 상암씨지브이에서 만난 이소영(32)씨는 “결혼적령기다보니 진정한 사랑이나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90살이 넘어도 닭살커플인 영화 속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장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부모님도 이 영화를 꼭 보셨으면 해서 따로 예매를 해드렸다”고 말했다. 영화 속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는 항상 커플 한복을 맞춰 입고 손을 꼭 잡은 채 마실을 다닌다. “참 곱네요”, “너무 예뻐요” 처럼 서로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며 늘 존대말을 사용한다. 이런 모습이 젊은층이 가진 결혼에 대한 로망이나 판타지의 현실적 실현으로 다가온 셈이다.

관객점유율 20대 41%·30대 22%
“진정한 사랑, 다시 생각 계기돼”
‘인스턴트 사랑’ 질린 젊은층 호응

세월호 참사 등 아팠던 2014년
감동의 눈물 준 점도 흥행 한몫

만남과 헤어짐이 빠른 ‘인스턴트식 관계’에 질린 젊은층이 노부부의 진실한 사랑에 감동을 받은 까닭이라는 대답도 나온다. 서은수(24)씨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애가 모든 것을 다해 사랑했다기보단 현실적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차원이었던 듯 하다”며 “영화 속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죽음’에 대해 다루면서도 부부의 ‘사랑’에 보다 초점을 맞춰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위트 넘치게 그려낸 점도 흥행 비결이다. 가뜩이나 함든 삶 속에서 따뜻한 감성을 원하는 관객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꿰뚫은 기획이라는 분석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세월호 사건 등 가슴 아픈 일이 유난히 많았던 2014년, 관객들은 위로와 치유를 원했다. <님아…>는 그런 코드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영화”라며 “<인터스텔라>, <국제시장> 등 하반기를 달군 영화의 키워드가 ‘가족애’와 ‘사랑’이었는데, <님아…>가 그 정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인공이 노부부다보니 삶에서 죽음으로 연결되는 자연스런 플롯이 가능해져 쥐어짜는 눈물이 아닌 감동의 눈물을 자아내게 한 점도 흥행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워낭소리>에 비해 3배 빠른 속도로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님아…>는 한국 독립영화의 대중성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강점 외에 배급사 씨지브이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선 독립영화계에 여러 숙제를 안겨줬다. 씨지브이 다양성영화 브랜드 아트하우스가 배급을 맡은 <님아…>는 개봉 당시 186개관에서 시작해 한 때 최대 800개관까지 상영관 수를 늘렸다. <님아…> 제작진은 다른 독립·예술영화들의 상영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아트하우스 상영관 편성을 축소하는 대신, 일반 상영관 중심으로 편성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영진 명지대 교수는 “아무리 에스엔에스와 입소문이 대단하다 해도 씨지브이의 힘이 없었다면 이런 기록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서정민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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