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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심장이 쿵쿵 뛰던 1인2역 제안…준비에 승부 걸었죠”

등록 2015-01-12 19:11

영화 ‘허삼관’ 연출·주연 맡은 하정우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
성장이 필요해 연출 선택
원작 있으니 기댈 곳 있어 편했죠
‘프리프로덕션’ 통해 만반의 준비
다음엔 전기영화 꼭 찍고싶어요
영화 ‘허삼관’ 연출·주연을 같이 맡은 하정우 씨.
영화 ‘허삼관’ 연출·주연을 같이 맡은 하정우 씨.
“삶에 과연 ‘안전빵’이 있을까요? 저는 삶에서도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 생각해요.”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허삼관>에서 연출이자 주연배우로서 ‘1인2역’을 해낸 하정우(37)는 ‘성공한 배우’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연출에 도전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성장을 원해서가 아니라 성장이 필요해서 연출을 선택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어느 순간 배우로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이 꼭 필요했다는 것이다. 2013년 영화 <롤러코스터>로 감독 입봉을 한 하정우는 중국의 대표 소설가 위화의 <허삼관매혈기>를 원작으로 하는 <허삼관>을 두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선택했다. 그를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실 영화 제작사 대표님이 재작년 5월에 먼저 주연인 허삼관 역을 제게 의뢰하셨어요. 그땐 감독은 함께 물색해보자고 하셨는데, 지난해 9월에 ‘연출도 맡아달라’는 제의를 하시더라고요. 그 제안 듣는 순간, 뭐랄까. 심장이 쿵쿵 뛰더라고요.” 일을 하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그는 ‘덥석’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원작 소설이 워낙에 방대한 드라마를 품고 있는 대작이라 부담스러웠을 법도 한데, 그는 “기댈 곳이 있어 오히려 편했다”고 했다. 감독 데뷔작인 <롤러코스터>에 견줘 총제작비가 10배 이상 많은데, 배짱 한번 크다고 했더니 그는 “손익분기점이 300만명”이라며 “관객수 이야기하니 얼굴빛이 좀 흐려지는 것 같지 않냐”고 농을 던졌다.

<허삼관>은 가진 건 쥐뿔도 없지만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매혈’(피를 뽑아 파는 것)도 불사하는 남자 허삼관(하정우)이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휴먼 코믹 드라마’다. 6·25 전쟁 직후인 1953년 충남 공주를 배경으로 한다.

“위화의 소설을 읽고 이걸 한국 배경으로 바꿀 때, 주인공은 충청도 사람이어야 할 것 같았어요. 겉으로는 말 안 하고 점잖은 척하지만 알고 보면 할 말 다 하는 그런 캐릭터는 역시 충청도 아닌가요. 하하하. 그리고 위화 문체 자체가 문어체적인 말투가 많아서 사투리가 강하면 안 된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고요.”

하정우는 감독과 주연배우 역할을 동시에 하기 위해서 ‘프리프로덕션 과정’(촬영 전 준비 과정)에 온 힘을 기울였다. <롤러코스터> 때 함께 작업을 했던 음악감독, 촬영감독 등과 함께 해 호흡이 잘 맞았단다. “현장 준비가 덜 되면 감독으로서 많은 변수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배우로서 연기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되죠. 수많은 메이저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신인 감독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건 ‘준비’밖에 없었어요. 준비에 승부를 건 셈이죠.”

영화 <허삼관>은 원작의 에피소드를 상당 부분 차용하긴 했지만,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는 코미디다. 다소 씁쓸한 원작과는 결말 역시 결을 달리한다. 하정우의 장기인 코미디를 잘 살려낸 연출인 셈이다. “사실 웃고는 있지만 밑바닥 정서는 굉장히 가슴 아픈 감정이죠. 일종의 블랙코미디 같은. 제가 배우이기 때문에 그런지 늘 피에로의 정서가 그와 비슷하단 느낌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찰리 채플린을 좋아해서 그의 영향이 큰 것 같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각박한 시대에 한편엔 감동을, 한편엔 웃음을 안고 극장 문을 나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는 <허삼관> 개봉을 앞두고도 차기작인 최동훈 감독의 <암살>을 촬영하느라 분주하다. 이어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하정우는 무엇보다 “배우로서 좋은 감독님들의 작품을 하며 배운 것을 바탕으로 감독에 도전했는데, 올해엔 기라성 같은 선배 감독님들 곁에서 한 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설렌다”고 했다.

앞으로 감독으로서 어떤 작품에 도전하고 싶은지 물었다. 망설임 없이 그는 ‘전기 영화’를 꼽았다. “배우라서 그런지 사람 이야기에 끌려요. <쉰들러 리스트>나 <라비앙 로즈>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기 영화는 꼭 한번 찍어보고 싶어요.”

유선희 기자 duck@hani.co, 사진 퍼스트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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