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소통 바라는 영화 진정성이 통한 결과”
6·25 전쟁부터 70년대 산업화 시대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낸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국제시장>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국제시장> 투자·배급사인 씨제이엔터테인먼트는 14일 새벽 “13일 자정까지 하루동안 15만5000여명의 관객이 들어 개봉 28일 만에 누적관객수 1000만1252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14번째, 한국 영화로는 11번째 1000만 영화다. 윤제균 감독은 전작인 <해운대>(2009년·1145만)에 이어 <국제시장>까지 ‘1000만 클럽’에 가입함으로써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됐다.
<국제시장>은 개봉 초기부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며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영화에 대해 주목하는 이례적 보도가 쏟아졌고, 허지웅 영화평론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 많은 진보 논객들이 영화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밝히며 논란이 증폭됐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애국심을 강조하고, 정치인들도 앞다퉈 관람한 뒤 각자 해석을 내놓으며 흥행돌풍 못지않은 장외 논쟁이 불붙기도 했다.
하지만 흥행의 중심에는 이념 논쟁뿐 아니라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의 힘’도 자리잡고 있다. 애초 힘들게 살아온 아버지·어머니들의 이야기라는 점 때문에 중·장년층의 호응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0대 젊은층의 관람 비율이 50대 이상보다 더 높았다. 이한솔(26)씨는 “가족을 위해 희생을 감내하는 주인공 덕수의 모습에서 부모님이 떠올라 많이 울었다”며 “산업화 시대를 미화했다는 비판적 시각에서 벗어나 가족영화로 바라보면 <국제시장>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면이 많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은 “우리 아버지·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소통을 바라는 영화의 진정성이 통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며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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