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잉여싸롱
주성치(저우싱츠)가 돌아왔다. 소수 마니아의 영웅에서 <소림축구> <쿵푸허슬>로 대중을 사로잡은 ‘희극지왕’이 된 주성치가 최초로 출연은 않고 연출만 맡은 영화 <서유기: 모험의 시작>이 5일 개봉한다. 이번주 잉여싸롱에선 주성치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본명 대신 ‘주성치’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록 기타리스트 주성민을 초청해 주성치에 대한 수다를 떨어봤다.
서정민: 홍대앞 인디 음악인들 중에 주성치 광팬들이 유독 많다. 이 자리에 온 주성민을 비롯해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등 많다고 한다. 요조가 광팬인 걸 미리 알았으면 주성민 대신 요조를 초청할 걸 그랬다. ㅋㅋ 매끈하면서도 다소 뻔한 주류 음악보다 거칠지만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하는 인디 음악인들과 주성치가 통하는 면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주성민: 주성치를 음식으로 비유하자만 평양냉면과 같다. 좋아하는 사람은 굉장히 좋아하는데,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한다. 평양냉면을 먹고 “이게 무슨 맛이냐”며 당황해하는 분처럼 주성치 영화를 보고 “이게 뭐냐. 너무 유치하다” 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평양냉면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되면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주성치 영화의 매력을 알게 되면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승한: 주성치 영화의 진짜 매력은 그가 언제나 모자라고 못 가진 사람들 편에 서있는 지질하고 못난 사내라는 점이다. 일종의 민중주의라고나 할까. 배역도 따지 못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희극지왕>의 배우 지망생, 돼지촌 빈민들과 아웅다웅 싸우지만 끝내 모질지 못한 <쿵푸허슬>의 삼류 건달. 그런 주성치의 신작이 개봉했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루저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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