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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관객 여러분, 독립영화 꽃피울 입소문 부탁해요”

등록 2015-04-05 20:09

‘들꽃 영화상’ 집행위원장 다시 파켓
미 출신 한국영화 평론가
자막번역·컨설턴트 활동도
“실험정신 빛나는 좋은 작품
사람들 모르는 게 안타까워”
다시 파켓 한국영화 평론가.
다시 파켓 한국영화 평론가.
우리 영화, 그 가운데서도 저예산 독립영화를 사랑해 스스로 고생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있다. 더구나 외국인으로서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 더욱 눈길을 끈다. 다시 파켓(43)은 지난해 제작비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독립영화 가운데 좋은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기억하고, 축하하는 ‘들꽃영화상’을 만들었다. 직접 이름도 짓고, 집행위원장도 맡았다. 올해 두번째 영화상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독립영화계에는 창의성과 실험정신이 빛나는, 좋은 작품이 많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좋은 작품을 모르고 지나가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다시 파켓이 영화상을 마련한 이유다. 독립영화들은 상영관을 잡지 못하거나, 스크린을 잡는다고 해도 홍보 없이 상업영화와 경쟁해야 하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상업영화를 하는 사람들도 ‘독립영화가 잘돼야 상업영화도 잘된다’는 걸 알고 있다. 이런 영화상을 만드는 데 영화계 전반의 공감대도 강하다. 그러나 실제 일을 벌이는 건 다른 차원이다. 영화상을 꾸려나가는 데 시상금과 홍보비 등으로 보통 수억원이 드는데, 거의 맨손으로 이번 일을 진행하고 있다. “십시일반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도 예산이 빠듯하니 특별상영회를 줄여서 꾸려갈 수밖에 없네요.”

그의 한국 영화 사랑은 1998년 무렵에 시작됐다. 미국에서 러시아문학과 언어학 석사논문을 준비하던 중, 주변의 한국 친구들을 통해 우리 영화를 소개받고 빠져들기 시작했다. 한국 영화에 대한 간단한 서평을 인터넷에 올렸더니, 세계 곳곳에서 전자우편을 보내왔다. 당시 한국 영화에 대한 영어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는 우리 영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유력한 통로가 됐다.

그런 인연으로, 아예 한국에 건너와 본격적으로 영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껏 25편의 한국 영화에 대한 영어자막을 만들다. 영어자막 교정을 본 영화도 100편이 넘는다고 했다. 유럽의 여러 영화제에선 한국 영화와 관련한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의 독립영화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독립영화라고 하면 어느 나라든 창의성과 실험정신을 강조하지만, 한국의 독립영화는 그만의 개성이 있다고 한다. 미국 쪽은 역설적 접근이 많지만, 한국 쪽은 감정 처리가 더 직접적이라고 했다. “독립영화는 한국을 좀더 솔직하게 보여줘요. 한국에 사는 외국인 친구들도 독립영화 쪽에 관심이 많아요.”

다시 파켓은 한국 관객에게 부탁했다. “독립영화는 관객이 같이 만들어가야 합니다. 관객의 입소문이 독립영화를 살리는 가장 큰 힘입니다. 좋은 영화는 에스엔에스(SNS) 등을 통해 주변에 많이 소개해 주세요.” 들꽃영화상은 6~8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특별상영회를, 9일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서울’에서 시상식을 연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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