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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CG 저리 비켜, ‘아날로그 액션’이 달린다

등록 2015-05-13 18:59

[리뷰]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핵전쟁 이후 소수의 사람들만 살아남은 황폐한 세상은 한때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핵무기 경쟁을 벌이던 동서 냉전 시대의 불안을 반영한, 이런 영화의 전설 <매드맥스> 시리즈의 속편이 30년 만에 관객을 찾아왔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다. 1979년 시작해 1985년까지 세 편을 내놓으며 에스에프 영화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조지 밀러 감독이 칠순의 노장으로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맥스’(톰 하디)가 황량한 사막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핵전쟁 뒤 얼마 남지 않은 물과 석유를 독차지한 독재자 ‘임모탄’의 부하들이 그를 붙잡는다. 영화는 독재자 임모탄의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샬리즈 시어런)가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쥔 임모탄의 여인들과 탈출을 시도하면서 본격화된다. 퓨리오사와 맥스가 달아나고, 임모탄과 그의 부하들이 사막을 가로질러 추적하는 게 영화 테마다.

사막 가로지른 자동차 추격전
실제로 차 150여대 개조하고
스턴트맨 동원한 액션 매력적
30년 전과 달리 서사적 힘 떨어져

자동차 추격전이 볼거리인 영화에서 자동차는 또다른 등장인물들이다. 퓨리오사가 운전하는 ‘워 리그’(바퀴 18개짜리 트럭)는 사실상 전쟁 기계다. 임모탄의 ‘기가호스’는 캐딜락 두 대를 자르고 쌓아 거만하고 강력한 독재자를 상징한다. ‘두프 왜건’이라는 트럭은 스피커와 북을 가득 싣고, 북소리와 전기기타 연주로 추격전을 벌이는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광기를 불어넣는다. 제작진은 150여대의 차량(오토바이 포함)을 개성 있게 개조했고, 주요하게 등장하는 18대의 차량에 이름과 성격까지 부여했다. 자동차 마니아들을 자극할 요소가 충분하다.

영화는 자동차의 굉음과 폭발 장면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워 관객의 눈과 귀를 만족시킨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컴퓨터그래픽을 동원한 영화라면 <매드맥스>는 스턴트맨들의 실제 ‘아날로그 액션’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폭탄을 끝에 매단 창을 던지는 모습, 장대를 타고 차에서 차로 넘어가는 장면 등은 투박하고 원시적인, 그래서 더 직접적인 액션으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역시 한계가 보인다. 맥스가 “누가 더 미쳤는지 모르겠다. 나인지 다른 사람인지…”라면서 미친 세상을 조롱하는 듯하지만, 디스토피아 미래를 그리는 서사적 힘이 느껴지진 않는다. 1979년 <매드맥스>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보여준 암울한 미래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아니라, 영화 전개를 위한 알리바이 같아 보인다.

1985년까지 이어진 세 편에선 석유가 중요 자원이었다. 오일쇼크 등 당시 시대를 반영한 설정이었다. 이번엔 물과 씨앗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나름 세상의 변화를 녹여낸 것이다. 모래폭풍 등 주요 장면은 30년 전 시리즈보다 커졌고, 관객을 끊임없이 몰아친다. 하지만 일부 관객은 원작이 더 그리워질 수도 있겠다. 14일 개봉. 15살 이상 관람가.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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