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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라는 게 우리네 삶의 기쁨과 슬픔을 진지하게 묻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현실에 없는 공간과 사건을 펼쳐보이는 상상의 장이기도 합니다. 그곳은 케첩이 튀고, 사람이 쇠줄(와이어)을 타고 공중으로 날아다닙니다. 공포, 공상과학(SF), 액션, 에로 등 이른바 장르영화라고 부르는 ‘비현설성’이 매력인 영화들이지요.
메르스와 가뭄, 더위로 지친 사람들에게 장르영화의 재미를 선사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다음달 16일부터 11일 동안 부천시 일대에서 열립니다. 올해 19회로, 45개 나라에서 온 235편(장편 145편)의 영화가 관객을 찾습니다. 국내에서 이미 개봉한 작품도 몇 개 있지만, 세계 최초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도 64편에 이릅니다.
개막작은 아폴로 11호 달 착륙이 거대한 사기극이었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문워커스>(감독 앙투완 바르두-자퀘트), 폐막작은 한국 공포 영화 <퇴마 : 무녀굴>(감독 김휘)입니다. 폐막작은 샤머니즘을 소재로 감각적 연출이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합니다.
장편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에선 스웨덴 버전의 ‘도둑들’이라 할 <마스터 플랜>과 고품격 느와르 영화를 표방한 <부에노스 아이레스 살인사건>, 신혼여행을 공포로 풀어낸 <허니문> 등이 기대됩니다. ‘자전거판 매드맥스’로 불리는 <터보 키드>도 있습니다.
모두 52편의 전세계 장르영화가 선보이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에서는 옛 소련의 연쇄 살인범 실화를 바탕으로 직조해낸 공포영화 <구울>과 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서부극 <슬로우 웨스트>가 좋다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 남미영화 특별전도 준비돼 있습니다. ‘나는 소노 시온이 (아니)다’, ‘멕시코, 우리가 미처 몰랐던 환타지아’, ‘훌륭한 배우 좋은 사람, 임달화’ 등의 특별전은 일본 감독 소노 시온과 중국 배우 임달화, 남미 쟝르영화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합니다.
개·폐막식 영화표는 오늘 30일 오후 2시부터, 일반 상영작품은 다음달 2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에서 예매할 수 있습니다. 상영 당일에는 현장 예매만 가능합니다.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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