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를 모티브로 한 영화 <소수의견>이 완성한 지 2년 만에 우여곡절 끝에 개봉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팽팽한 긴장감을 이끌어낸 한국형 법정 드라마라는 호평이 많다. 이번주 한겨레티브이 잉여싸롱에선 원작소설을 쓴 손아람 작가를 모시고 얘기를 나눠봤다.
이승한: 사회적 의제를 다룬 영화들 중 종종 “의미 있는 영화”임을 강조하며 비평의 대상이길 회피하고 관람을 구걸하는 영화들이 있다. 다행히 <소수의견>은 그런 태작이 아니다. 시종일관 드라이한 법정영화의 매력을 보여준 <소수의견>은 추천하기에 부끄러움이 없는, 무척 잘 만든 장르물이다.
서정민: 법정에서 두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영화나 소설이 전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사실 모두 피해자다. 진짜 가해자는 법정에 있지 않다. 피해자들끼리 법정에서 피해자니 가해자니 다툰다. 부조리하지만 그게 현실의 법이다.
손아람: 맞다. 소설에도 제가 분명히 적어놓은 문장은 이렇다. “이 싸움의 가장 불공정한 점은 전장에 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선영: 정의·불의의 이분법이 아니라 여러 소수의견이 부딪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라 좋았다. 논쟁이 중요한 건 우리가 자주 망각하는 역사를 더 많이 이야기함으로써 기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제일 큰 의미는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