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이 570만 관객을 넘어 6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관객몰이와는 별도로 영화를 둘러싼 여러 논란도 진행중이다. 실제 연평해전에 관한 진실이 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번주 잉여싸롱에선 평화·안보 전문가인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를 모시고 영화와 실제 연평해전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이승한: 이 영화는 전사자들을 순결무구한 희생자로만 그리기 위해 앞부분에 단편적인 것들을 모아놓아, 구슬 서말을 갖다 놓고 안 꿴 느낌을 준다. 극적 재미나 감동을 배가시키기 위해 실제와 다르게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것들을 덧붙였다는 점이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빌미가 됐다.
김선영: 이 영화가 비극을 다루는 방식이 제일 큰 문제다. 정치적이기 이전에 선정적이고 상업적이다. 단적인 예로, 결말에 삽입된 영결식 보도화면에서 실신 직전의 유가족을 줌인해서 따라붙는 카메라가 있는데, 그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가 비극을 그려내는 방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정욱식: 연평해전에는 세 가지 큰 의문점이 있다. 참수리호가 북한 경비정에 근접차단기동을 하는데, 왜 6노트(시속 10㎞)라는 굉장히 느린 속도로, 그것도 북한 경비정에서 불과 150m밖에 안 떨어진 지점까지 갔느냐, 또 왜 전투대형을 갖추지 않았느냐 하는 점이다. 큰 배인 초계함이 13km나 떨어져 있었다.
서정민: 영화는 이런 의문점을 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심지어 이런 팩트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 그저 잘못된 교전수칙과 당시 김대중 정부 탓에 비극이 일어났다는 식으로만 묘사한다. 감독은 정치적 문제를 떠나 인간적 비극에만 집중하고 싶었다고 하지만, 숨은 의도가 빤히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