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독특한 정체성 찾기에 매력” 위베르 니오그레 감독
“한국인 독특한 정체성 찾기에 매력”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 영화의 가장 중요하고 매력적인 화두는 역시 억압과 해방을 거듭한 나라의 사람들, 독재를 거친 분단국가의 구성원들이 느끼는 독특한 정체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상영작으로 선정돼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 영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프랑스의 니오그레 감독(59 사진)은 10일 한국 영화의 비약적인 발전 배경을 이렇게 지적했다.
부산국제여화제 연일 매진사례
일제부터 민주화까지 분단사 정리
“스크린쿼터 없다면 앞날 어둡다” 그는 이어 “좋은 영화란 자기 생각을 보여주고 자기 근본을 강조하는 영화”라고 전제한 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처럼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영화들에서부터 <박하사탕>, <그때 그 사람들> 등의 저변에 그런 정체성의 근본에 대한 탐색이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런 영화들이 자국 관객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을 높이 샀다.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의 원제는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The Nine Lives of Korean Cinema>로 니오그레 감독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 전문지인 <포지티브>지의 평론가이며, 아시아 영화 전문가이기도 하다. 위베르 니오그레는 또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객관적인 외부자의 시선으로 바라 봤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한국 영화 부흥기의 정점이랄 수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 영화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회의 역사와 영화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도 한국의 사회·정치적 변화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는 한국 영화에 관한 다큐멘터리이기에 앞서 한국 근현대사에 관한 요점정리 노트와도 같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일제 강점 직전부터 일제 시대와 해방, 한국전쟁과 분단, 독재와 민주화라는 시대·사회적 특징으로부터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 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 시대와 영화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는 신상옥·임권택·배창호·홍상수·김기덕·강제규·박찬욱·임상수·봉준호 감독과 영화배우 강수연·문소리씨 등이 이 영화에서 그들이 살았거나 살고 있는 시대에 관한 중요한 증언자들로 등장한다. 올해로 세번째 부산영화제를 찾은 니오그레 감독은 또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도 압도적으로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평가했다. “일본과 홍콩의 영화제들이 이미 침체기에 빠져든 반면 부산영화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열 돌을 맞았다고 해서 지금 당장 부산국제영화제의 의미를 평가할 필요는 없다”며 “부산영화제는 내년, 후년, 또 그 다음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영화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니오그레 감독도 한국 영화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전망을 내놨다. 한국 영화 부흥기의 정점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던 그가 자금 확보에만 1년이 걸린 영화를 9일 간의 촬영, 5주 간의 후반작업을 거쳐 굳이 서둘러 만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 특히 스크린쿼터제의 불확실한 전망 등이 한국 영화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며 “스크린쿼터가 없어진 뒤에도 지금처럼 상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다양한 한국 영화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부산/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제공
일제부터 민주화까지 분단사 정리
“스크린쿼터 없다면 앞날 어둡다” 그는 이어 “좋은 영화란 자기 생각을 보여주고 자기 근본을 강조하는 영화”라고 전제한 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처럼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영화들에서부터 <박하사탕>, <그때 그 사람들> 등의 저변에 그런 정체성의 근본에 대한 탐색이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런 영화들이 자국 관객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을 높이 샀다.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의 원제는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The Nine Lives of Korean Cinema>로 니오그레 감독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 전문지인 <포지티브>지의 평론가이며, 아시아 영화 전문가이기도 하다. 위베르 니오그레는 또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객관적인 외부자의 시선으로 바라 봤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한국 영화 부흥기의 정점이랄 수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 영화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회의 역사와 영화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도 한국의 사회·정치적 변화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는 한국 영화에 관한 다큐멘터리이기에 앞서 한국 근현대사에 관한 요점정리 노트와도 같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일제 강점 직전부터 일제 시대와 해방, 한국전쟁과 분단, 독재와 민주화라는 시대·사회적 특징으로부터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 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 시대와 영화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는 신상옥·임권택·배창호·홍상수·김기덕·강제규·박찬욱·임상수·봉준호 감독과 영화배우 강수연·문소리씨 등이 이 영화에서 그들이 살았거나 살고 있는 시대에 관한 중요한 증언자들로 등장한다. 올해로 세번째 부산영화제를 찾은 니오그레 감독은 또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도 압도적으로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평가했다. “일본과 홍콩의 영화제들이 이미 침체기에 빠져든 반면 부산영화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열 돌을 맞았다고 해서 지금 당장 부산국제영화제의 의미를 평가할 필요는 없다”며 “부산영화제는 내년, 후년, 또 그 다음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영화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니오그레 감독도 한국 영화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전망을 내놨다. 한국 영화 부흥기의 정점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던 그가 자금 확보에만 1년이 걸린 영화를 9일 간의 촬영, 5주 간의 후반작업을 거쳐 굳이 서둘러 만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 특히 스크린쿼터제의 불확실한 전망 등이 한국 영화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며 “스크린쿼터가 없어진 뒤에도 지금처럼 상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다양한 한국 영화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부산/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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