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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양키고홈’ 하자는 얘기 아닙니다”

등록 2005-10-11 11:19수정 2005-10-11 14:31

[부산영화제] ‘거울파편’ 준비중인 홍기선
"'양키 고 홈' 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미국을 성찰해서 한국을 극복하자는 것이죠"

지난 1997년의 이태원 햄버거집 살인사건이 스크린으로 옮겨진다. 이 사건은 미 군속의 아들과 재미교포가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한 대학생을 흉기로 무려 9군데나 찔러 살해한 사건. 피의자가 법정에서 '재미삼아' 그랬다고 진술해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으며, 두 명 중 적어도 한 명은 범인임이 분명하지만 두 사람은 특사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거울 파편'이라는 가제로 준비 중인 이 영화의 감독은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와 '선택'을 만들었던 홍기선(48). 감독은 지난 1년여에 걸쳐 자료 조사와 주변 인물들을 만나오며 이 사건의 영화화를 준비해왔고 최근에는 영화사 씨네2000을 제작사로 잡고 프리프로덕션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부산영화제의 프리마켓 PPP에서 투자자를 만나고 있는 홍 감독을 10일 만났다. 그가 이 사건을 영화의 소재로 택한 것은 미국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오랜 욕심에서 나왔다.

홈 감독은 "미군 문제를 영화화할 생각을 하던 중 소재 거리를 찾다가 이 사건에 흥미를 갖게 됐다"며 "용의자들이 한국인이면서도 미국 국적과 미국인의 사고를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해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돌아보는 데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사건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누가 범인인지보다는 그 이면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홍 감독은 "누가 범인일지를 밝힐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이라는 문화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두 용의자 모두 한국인이지만 미국적인 사고와 행동을 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감독은 이 영화가 '상업영화'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건의 본질을 헤치지 않고 상업적인 흥미를 찾아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하는 감독은 "장르화된 미스터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통해 영화를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소재 자체가 널리 알려진 데다 화제성이 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도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소재의 화제성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그가 경계하는 것은 반미 선정주의다. 그는 "하지만 무조건적인 '양키 고 홈'이 아니라 미국을 잘 성찰해야 한국을 극복이 된다"는 첨언도 강조했다.


25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들어갈 이 영화는 사건 발생 9주기 즈음인 내년 봄쯤 촬영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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