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존스의 일기
미국판 ‘삼순이’의 좌충우돌 일상
브리짓 존스의 일기(K1 밤 11시5분)=노처녀에 뚱뚱하고 평범한 직장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세계적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평범한 여자가 왕자님을 만난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큰 뼈대를 흔들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척하는 미인 여배우가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가 여성 관객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또한 겉으로는 근사한 ‘왕자님’들의 유치하고 치졸한 모습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역을 한 뼘 더 넓힌 드라마다.
서른 두살의 브리짓 존스는 직장도, 외모도, 하다 못해 친구들도 별볼 일 없는 영국 여성이다. 매일 과음과 후회, 반성, 또 다시 과음을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사는 그에게 두 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직장 상사 다니엘은 전형적인 여피 스타일의 바람둥이. 변호사 마크 다시는 능력은 있지만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영국 신사다. 영화는 다니엘의 유혹에 빠져 허우적대는 브리짓보다 결혼한 친구들과의 피곤한 만남, 직장생활의 좌충우돌 등 브리짓 존스의 일상을 묘사하는 데 무게추를 실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브리짓 존스를 연기한 르네 젤뤼거는 이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19살 이상 시청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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