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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사회성 짙은 영화는 처음…날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

등록 2015-11-04 19:03

배우 이병헌. 사진 쇼박스 제공
배우 이병헌. 사진 쇼박스 제공
영화 ‘내부자들’ 이병헌
그는 잔뜩 긴장해 있었다. 2일 영화 <내부자들> 시사회장에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났을 때도 그랬고, 인터뷰에서도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영화 <내부자들> 촬영이 한창일 때 터진 동영상 스캔들과 고소 사태는 아직 진행형이다. 올해 그가 출연한 <협녀, 칼의 기억>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개봉했지만 그는 대중앞에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시사회에서 “<내부자들> 영화를 미리 봤지만 다시 떨리는 마음으로 왔다”고 한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겠다. 이병헌을 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조폭 안상구는 너무 단순한 인간 같아서 재미가 없어 보였어요. 비열하고도 복잡한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같은 역을 하고 싶었지만 내게 허락된 역이 아니었죠.” 이병헌은 결국 영화 <내부자들>에서 깡패 안상구를 연기했다. 이강희의 도움을 받아 유력한 대통령 후보, 재벌 회장과 거래를 하려다 발각되는 역할이다. 단순무식하지만 그 덕에 배운 사람들의 허를 찌르고 권력을 들썩이게도 하는 캐릭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80년대’
깡패 안상구로 완벽 변신
“구성진 역할 만들려 애드리브 가미”
스캔들 질문엔 “책임감 가지려 해”

“안상구는 행동대장이고 탱크처럼 밀어붙이는 역할인데 그럼 관객들이 숨 쉴 틈이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난생처음 애드리브를 여럿 넣어봤죠.” 이병헌이 현장에서 제안을 거듭하고 감독이 받아들인 덕분에 안상구는 웃기고도 구성진 ‘패션 깡패’ 캐릭터로 태어났다. ‘몰디브’와 ‘모히토’를 구별하지 못한다거나 유리로 만들어져 안쪽이 훤히 비치는 모텔방 화장실에 앉아 볼일을 보는 장면들은 모두 그가 제안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또 깡패이긴 깡패인데, 한때 연예기획사를 운영한 일이 있으며 ‘옛날 영화’광인데다 이은하의 노래 ‘봄비’를 틀어놓고 사람을 고문하는 안상구 캐릭터를 위해 80년대 스타일로 머리를 기르는 등 깡패 패션에 공을 들였다.

기득권층 깊숙이 자리잡은 내부자들을 통해 우리 사회 부패의 작동 메커니즘을 파헤치는 영화 <내부자들>은 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회성 짙은 영화다. “한때 총 쏘고 날아다니는 홍콩 영화들이 대세인 적이 있었는데, <부당거래>를 시작으로 지금 영화들은 모두 사회성 쪽을 향해 있는 듯해요.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영화 인생 20년 동안 한번도 이런 영화에 출연해본 적이 없었죠.” 이런 점에서 <내부자들>은 이병헌의 영화 인생에서 또 하나의 분기점이다. “1995년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를 시작으로 영화가 내리 4번을 망했어요. <공동경비구역 제이에스에이(JSA)>가 기록적인 흥행을 하면서 관심을 받았고 <달콤한 인생>으로 할리우드로 가게 됐죠.” 그는 “<내부자들>은 또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하다”고 했다.

사생활은 복잡하지만 그가 배우로서 무릎을 꺾인 것 같지는 않다. 내년에 개봉 예정작만 2편이다. 그러나 <내부자들> 개봉이 미뤄지는 등 이미지를 먹고 사는 배우가 짊어져야 할 책임은 무겁다. “몇 마디 사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이제는 사생활에서든 영화인으로서든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겠구나 하고 있죠.” 스캔들에 대해 묻자 고개를 한참 떨어뜨린 끝에 그가 한 말이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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