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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부족 다툼 그린 판타지 사극
단적비연수(K1 밤 0시20분)=박제현 감독의 2000년 영화로, 당시로선 최대 규모인 45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은행나무 침대>의 강제규 감독이 제작해 ‘은행나무 침대 2’라는 부제가 붙었다. 당시에 유행했던 팬터지 사극으로 개봉 당시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흥행 성적은 무난한 편이었다. 단, 적, 비, 연, 수는 등장인물 5명의 이름. 등장인물이 많고 그들의 관계가 종횡으로 엮이면서 이야기의 초점이 흩어진 면이 있지만, 비극적 운명을 강요하는 신에 맞서 싸우는 ‘적’의 캐릭터와 그 구도가 신선하고 박진감이 있다.
시공간이 불명확한 가상의 고대 시대. 하늘과 땅을 다스리는 ‘신산’을 받들며 매족과 화산족이 살고 있었다. 천하를 다스리겠다는 매족의 욕망은 화산족과의 전쟁으로 이어지고, 마침내는 신산의 저주를 받게 된다. 모든 것을 잃고 메마른 땅으로 쫓겨난 매족은 신산의 재앙을 버텨내며 부족 재건의 날만을 기다린다. 어느 날 화산족의 ‘한’과 매족의 ‘수’(이미숙) 사이에서 ‘비’(최진실)가 태어난다. 매족은 ‘비’의 피를 받아 천검을 완성한 뒤 신산의 맥을 끊으려 하고, 화산족은 ‘비’를 신산의 제물로 바치려 한다. 19살 이상 시청가. 임범 기자 is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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