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필요 이상으론 살생하지 않는 인간
예를 지키는 인생에 매력느껴 출연”
예를 지키는 인생에 매력느껴 출연”
배우 최민식은 영화 <대호>를 두고 “설화, 또는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서슴지 않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천만덕은 조선 명포이기 이전에, 자식을 사랑하는 평범한 시골 노인”이라고 했다.
최민식은 <대호>개봉 전인 지난 10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작품이 “예의에 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항일영화라면 (출연을) 안 했다. 사실 포수 천만덕은 단 한번도 일본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했다. “왜놈이 시켜서 총을 들지 않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살생의 업을 쌓고 싶지 않아 그랬다”는 것이다.
그는 대신, “이번 영화는 인간의 업에 대해 말하고 있고, 그리고 주인공이 탐욕을 거부하고 예를 지키며 사는 모습이 근사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천만덕은 ‘필요 이상으로 살생하지 않는다’며, 자연과 산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 하지만, 세상은 그 반대로 치달아간다. 천만덕과 세상의 결투(가치관 충돌)가 영화의 기둥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은 황정민 주연의 <히말라야>와 비교해달라는 기자의 주문에도 이어진다. 최민식은 말했다. “<대호>와 <히말라야>모두 예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히말라야는 인간(후배)에 대한 예의이고, 대호는 산과 자연에 대한 예의를 다룬 것이다. 둘 다 잘됐으면 한다.”
<대호>의 흐름이 느리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선, “할리우드 영화라면 무용담 중심의 빠른 템포로 이어졌을 것이지만, 우리 영화는 그와 완전히 다른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고 답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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