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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명절엔 한국영화지” “예술영화도 있는데…” “애들은 우릴 좋아해”

등록 2016-02-05 20:08수정 2016-02-06 10:41

설 특집 영화 티켓 끊기 가이드
설날 연휴를 맞아 식구들은 윷을 놀거나, 화투를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영화관을 찾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극장가도 새 단장을 마쳤다. 올 설 극장가에는 한국 영화, 예술영화, 애니메이션 등 크게 세 묶음의 영화들이 관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영화 <로봇, 소리>
영화 <로봇, 소리>

■ 한국 영화 삼총사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영화는 역시 우리 정서에 맞고 우리 관객들이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한국 영화다. 설 연휴 극장가에는 <검사외전>과 <로봇, 소리>, <오빠생각>(개봉일 역순) 등 세 편의 한국 영화가 중심을 잡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은 황정민과 강동원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관객의 눈길을 끈다. 부담 없이 즐기는 코미디 장르에다, 악당을 무찌르는 통쾌함을 선물한다는 점에서 ‘설 연휴 영화’의 기본을 갖췄다. 감옥에 갇힌 검사와 그의 손발 노릇을 하는 사기꾼이 힘을 합해 악당을 무찌른다는 설정인데, 새로울 게 없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기대치를 낮추고 표를 끊어야 한다는 게 여러 평론가들의 중론이다.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 1월27일 개봉)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는 ‘소리’라는 이름의 로봇과 함께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2003년 일어났던 대구 지하철 참사를 바탕으로 했고, 참사 이후 남은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는 측면에서 세월호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로봇이 원래 정보기관의 도·감청에 쓰였다는 측면에서 영화는 여러모로 현실을 정조준하고 있다. 부성애를 뼈대로 했지만, 단순한 신파를 한참 벗어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들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개봉한 <오빠생각>(감독 이한)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라 할 수 있는 전쟁고아들이 예쁘디예쁜 동요를 부른다는 설정이다. 고통스런 현실 속에서도 삶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담았고, 아이들의 청아한 노래에 눈물짓지 않을 수 없다. 배우 임시완이 드라마 <미생>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쟁 당시의 부산을 무대로 삼아 전쟁의 일부분만을 확대해 비춘다는 측면에서 현실감과 역사의식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화 <캐롤>
영화 <캐롤>

■ 예술영화 삼총사

설날 연휴가 5일 동안 이어지기에, 평소 목말랐던 예술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 수도 있다. <캐롤>과 <자객 섭은낭>이 4일 개봉했고,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1월28일 개봉)이 관객들을 이미 만나고 있다. 모두 영화평론가들이 엄지를 들어 올리는 작품들이다. 지루하게 느낄 관객도 있겠지만, 영화관을 나설 때 잠시 하늘을 올려보거나 깊은 한숨을 내쉴지도 모른다.

<캐롤>(감독 토드 헤인스)은 여성 사이의 사랑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성소수자 영화에 속하지만, 벼락같이 찾아온 사랑의 의미와 무게를 수준 높게 다뤘다는 측면에서 개봉 전부터 평론가들의 주목을 끌었다. 남의 사랑을 사랑하는, 금지된 사랑 이야기를 이처럼 밀도있게 그릴 수 있다니.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라는 두 여배우의 명연기도 관객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다. <브로크백 마운틴>(2006) 속 사랑을 아름답게 느낀 관객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자객 섭은낭>은 대만의 거장 허우샤오셴 감독이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고, 더구나 그의 첫 무협영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자객으로 길러진 섭은낭이 예전에 사랑했던 정인을 해치라는 명령을 받고 갈등한다는 설정이다. 남이 결정한 운명을 따를 것인지 묻는, 삶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담고 있다. 여기에 영화는 전혀 다른 무협 스타일을 창출해 냈다. 칼싸움 장면에서 카메라는 뒤로 물러나 풍경을 담는다. 허우 감독은 “무협의 예술화, 추상화”를 강조했다.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감독 피에로 메시나)은 쥘리에트 비노슈의 명연기가 빛난다. 중년의 여인과 젊은 여자 둘이서 함께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린다. 영화는 어쩌면 이게 전부인데, 그 과정에서 버릴 장면이 없다. 아름다운 화면과 깊은 눈빛 연기, 그것만으로 좋은 영화가 완성된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준다. 상영관이 많지 않아, 미리 찾아 챙겨야 한다.

영화 <쿵푸팬더3>
영화 <쿵푸팬더3>

■ 팬더가 이끄는 애니메이션

아이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라면 애니메이션 영화에 먼저 눈길이 갈 것이다. 여러 영화가 걸려 있지만, 관객 동원 측면에선 <쿵푸팬더3>(사진 3)이 우뚝 선 모양새다.

<쿵푸팬더3>은 드림웍스가 제작했고, 1편과 2편이 500만 안팎의 관객을 동원했다는 측면에서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중국과 한국의 설날에 맞춰 전세계 개봉을 했다는 점에서 짐작되듯, 태극문양이 나오는 등 중국 정서에 맞추려 노력했다. 새로운 악당 ‘카이’의 액션 장면이 화려하다. 하지만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갖고 있는 ‘요란함’이 교육적 효과를 생각하는 부모한테는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4일 개봉한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는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로, 장난꾸러기 삼총사가 벌이는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렸다. 한국 영화로 <최강전사 미니특공대: 영웅의 탄생>과 <극장판 꼬마버스 타요의 에이스 구출작전>도 우리 아이들한테 손짓하고 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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