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사외전>. 사진 ㈜쇼박스 제공
설 다음날만 117만…7일만에 500만↑
‘쿵푸팬더3’는 애니 최단기간 100만
‘쿵푸팬더3’는 애니 최단기간 100만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이 올해 설 연휴 밥상을 ‘독식’했다. 하루 관객 100만명 이상을 동원하는 기록까지 세웠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경쟁작들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보인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자료를 보면, <검사외전>은 9일 하루에 117만469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날 영화관을 찾은 전체 관객 166만7295명(전체 영화 107편) 가운데 70.4%가 이 영화를 본 셈이다. 9일은 설날 다음날로 관객들이 가장 많이 영화관을 찾는 날이었다. 하루 관객 100만명 이상을 넘긴 영화는 그동안 <명량>(2014)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밖에 없었다. <명량>은 개봉 첫 주 일요일 하루에만 125만명을 동원했다. <검사외전>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황정민)가 교도소에서 만난 꽃미남 사기꾼(강동원)의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뒤 그를 통해 누명을 씌운 자들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9일 <검사외전>의 상영횟수는 9422회(점유율 53.1%)에 이르러, 전체 영화관에 틀어주는 영화 2편 가운데 1편꼴이었다. 설 연휴맞이 개봉 영화로는 늦은 편인 3일 개봉임에도, 개봉 7일 만인 9일 누적관객이 500만명을 넘어섰다(544만명). <명량>에 이은 두 번째 흥행 속도인데,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넘긴 <암살>은 개봉 9일째 관객 500만 고지에 올랐다.
설 연휴 관객 동원에선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가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9일 하루 3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지난달 28일 개봉한 뒤 누적관객이 298만명에 이르렀다. 9일 하루 상영횟수는 3954회(점유율 22.2%)였다. 이 영화는 개봉 사흘째 100만명 고지에 올라 애니메이션으로는 역대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다. 흥행 추세는 국내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겨울왕국>(2014) 수준이지만, 뒷심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예술영화로는 <캐롤>이 9일 하루 2만여 관객을 끄는 등 선전했다.
다른 영화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9일 하루 성적을 봐도, 3위인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가 4만 관객을 동원했고, <로봇, 소리>와 <오빠생각> 정도가 각각 2만 관객을 끌었을 뿐이다. 이들 영화는 상영횟수가 하루 500~600회 수준이어서 보고 싶은 관객들조차 볼 기회가 부족했다. 우리 영화계의 쏠림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