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캠페인 포스터
영화 ‘동주’도 관객 32만명 동원…‘작은 영화들’ 질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이 개봉일인 24일 예매율 선두를 차지했다. 제작비 5억원으로 만든 저예산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은 관객 32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작은 영화들의 질주가 눈에 띈다.
24일 오전 9시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향> 예매율은 27.5%로 실시간 예매율 1위다. <귀향>은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 열네 살 정민(강하나)과 소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조정래 감독이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본 후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만든 작품이다. 제작에 착수한 지 14년 만에 7만5270명의 국민의 후원과 배우·제작진의 재능기부로 완성될 수 있었다. 상영관을 잡지 못해 애를 태웠으나 <귀향> 상영관을 확대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이 이어지며 24일 전국 340개 극장, 500여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개봉하게 됐다.
<귀향>이 예매율 1위를 차지하기 전까지 예매율 1위를 차지했던 영화는 <동주>였다. 시인 윤동주의 청춘시절을 그린 이 영화는 17일 개봉 당시엔 370개 남짓한 스크린에서 출발했지만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24일엔 469개로 스크린을 꾸준히 늘려왔다. 23일 4만6천578명(매출액 점유율 11.5%)을 모아 누적 관객 수가 32만2천356명에 이르렀다.
<동주>와 <귀향>의 선전은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검사외전>(1532개 스크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데드풀>(944개 스크린) <주토피아(스크린 606개) 등 스크린 점유율 20~30%를 넘는 영화들 사이에서 이뤄낸 의미있는 성적이다. 상영관수가 절반밖에 안되지만 좌석 점유율이 89.4%로 한정된 시간을 찾아가서 보는 관객들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성적이었다. <귀향>은 제작비 모금에 참여한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해왔는데 이들이 에스엔에스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화를 소개하면서 영화의 제작 과정이 알려지게 됐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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