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리뷰] 영화 ‘조이’
감동·재미 잡은 인생역전 이야기
미 홈쇼핑 채널 CEO 실화 그려
감동·재미 잡은 인생역전 이야기
미 홈쇼핑 채널 CEO 실화 그려
인생 답답한 여자가 있다. ‘조이’(제니퍼 로렌스)는 이혼하고 할머니와 두 아이와 함께 산다. 여기에 이혼한 아빠(로버트 드 니로)와 엄마, 음악가로 경제적으로 무능한 전 남편도 그 집에 얹혀 산다. 팍팍한 현실에 지쳐가던 어느날, 포도주잔 깨진 것을 치우던 중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린다. 깨끗하게 닦이면서도 빨래할 때 손으로 짜지 않아도 되는 밀대걸레(제품명 ‘미라클 몹’)를 떠올린 것이다.
영화 <조이>(감독 데이비드 오 러셀)는 가난한 싱글맘으로 미국 홈쇼핑 채널의 최고경영자가 된 조이 망가노의 실화를 그렸다. 난생 처음 사업을 벌이기에 수많은 난관을 만나지만, 조이는 뚝심과 지혜로 헤쳐나간다. “아이 둘에 대출도 많고 개념 없는 가족이 여섯이예요. 빚이 4만 달러나 되지만, 저에겐 엄청난 아이디어가 있어요”라는 대사는 영화를 한 마디로 압축해 보인다. 기적적으로 홈쇼핑 방송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 성공의 결정적 계기이다. 조이는 그 뒤에도 여러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성공한 사업가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영화에선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가 빛난다. 그는 이 영화로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중간중간 감독의 연극적인 연출도 눈길을 끈다. 감독과 배우는 <어메리칸 허슬>(2014)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본 사이다.
여성 혼자 난관을 헤치고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는 감동과 재미를 준다. 다만, 일부 관객은 이것이 ‘아메리칸 드림’을 예쁘게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물을지도 모르겠다.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는 미국사회 안에서도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이메일을 통해 러셀 감독에게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으로 보인다. 일종의 환상일 수 있다. 실패한 수많은 사람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겠나’는 요지의 질문을 보냈으나, 미국 배급사는 질문의 열쇠말인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표현을 빼고 ‘실패한 사람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겠나’라는 물음으로 축소해 감독한테 전달했다. 결국 감독은 “이 영화를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시련에도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면 힘든 시간 속에서도 웃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든지 행운의 주인공이 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답을 보내왔다. 3월10일 개봉, 12살 이상 관람.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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