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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배트맨, ‘신’ 슈퍼맨 이길 수 있을까?

등록 2016-03-23 08:32수정 2016-03-23 11:07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24일 개봉


드디어 배트맨과 슈퍼맨이 한판 대결을 벌인다. 누가 이길 것인지, 솔직히 궁금하다. 인간과 ‘신’의 대결인 셈인데 당연히 슈퍼맨이 이기지 않을까.

22일 오전 언론시사회가 열린 <배트맨과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은 소년 브루스 웨인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노상강도에게 부모를 잃고, 버려진 동굴에서 박쥐를 본다. 모두가 아는 배트맨의 탄생 과정인데, 영화의 중심은 슈퍼맨이 아니라 배트맨임을 눈치챌 수 있다.

이어 영화 전반부, 잭 스나이더 감독의 전작 <맨 오브 스틸>(2013)에도 나오는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대결이 재현된다. 그런데 이 장면은 철저히 브루스 웨인(배트맨, 벤 애플렉)이 땅바닥에서 멀리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각으로 포착된다. 인간의 무력함과 슈퍼맨(헨리 캐빌)의 신적인 능력을 대비하려는 감독의 계산일 것이다.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대결로 메트로폴리스가 크게 파괴되고 많은 사람이 상하면서 슈퍼맨은 논쟁의 한가운데 던져진다. 수많은 선행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피해가 따르기 때문이다. ‘반슈퍼맨’ 시위가 이어지고, 슈퍼맨은 자신의 존재와 정의에 대한 철학적 고민에 빠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트맨은 ‘비장의 무기’를 손에 넣은 뒤 슈퍼맨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배트카를 탄 배트맨과 슈퍼맨이 처음 조우하는 장면은 명장면 가운데 하나일 터이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10분 정도 이어지는 두 영웅의 정면대결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임에 분명하다. 비 오는 밤에 도시의 버려진 공장 건물을 무대로 한 대결은 훌륭한 볼거리를 관객한테 선사한다. 이어 둘이 힘을 합쳐 새로 만들어진 거대한 악당 ‘둠스데이’와 대결하는 장면은 영화를 절정으로 끌고 간다. 영화의 마지막에 0.5초 정도 보이는 장면은 다음 영화에 대한 예고이다.

슈퍼맨의 힘을 불안해하는 배트맨
‘비장의 무기’ 손에 쥐고 대결 선포

내달엔 마블 영웅끼리 대결 개봉
캡틴아메리카와 아이언맨 겨루기

이번 영화는 그동안 잘나가던 마블 코믹스의 ‘어벤져스’ 영웅들에 대해 디시(DC) 코믹스 쪽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기도 하다. 마블 쪽의 독무대였던 슈퍼히어로 장르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셈이다.

사실 슈퍼히어로 캐릭터는 디시 코믹스 쪽이 먼저 만들었다. 대중잡지인 디시 코믹스는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1938년 슈퍼맨 캐릭터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고, 곧바로 이어 슈퍼맨과 정반대되는 캐릭터로 배트맨을 만들었다. ‘원더우먼’도 디시 쪽 캐릭터인데, 이번 영화 후반부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1970년대 티브이 시리즈에서 보던 원더우먼이 아니다. 이 영화 속 원더우먼(갈 가도트)은 방패와 칼로 무장을 했을 뿐 아니라 훨씬 강하다. 이밖에 영화는 플래시맨과 아쿠아맨 캐릭터도 소개하면서 다음 편에 등장할 것임을 암시한다.

디시 쪽 영웅은 마블 쪽보다 더 어두운 대신 깊은 면모를 갖췄다. 이는 이번 영화에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이를테면 배트맨과 슈퍼맨, 심지어 악당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 모두 아버지가 없다. 배트맨은 20년 동안 밤마다 악당을 물리치고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고 지쳤으며, 나이가 들었다. 여기에 배트맨은 가면을 쓰고 벗으면서 두 가지 인생을 함께 살아가기에 정체성의 불안을 겪는 인물이며, 슈퍼맨은 고향과 동족을 잃고 낯선 지구에 사는 국외자이다.

이런 차이는 같은 대기업 회장인 브루스 웨인과 마블 쪽의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를 비교하면 그대로 드러난다. 웨인은 가면으로 자신을 감추고, 스타크는 자신을 드러내는 걸 즐긴다. 디시 쪽이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을 이번에 알렸다면, 마블 쪽은 어벤져스 시리즈의 성공을 바탕으로 4월 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서도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대결한다는 설정이다. 양쪽이 우리 편끼리 겨룬다는 동일한 설정을 내세운 셈이다. 이밖에 올해 극장가에는 5월 <엑스맨: 아포칼립스>와 8월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어, 가히 슈퍼히어로 영화가 줄을 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에 일부 관객은 아쉬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영화는 “모든 대결에는 이유가 있다”는 홍보문구를 내세웠지만, 두 영웅이 충돌에 이르게 된 과정은 모호하거나 너무 쉽다. 대결에 이르는 과정을 담아내느라 상영시간이 2시간31분으로 길어진 듯한데, 설득력이 약간 떨어지는 셈이다. 둘의 대결에서 슈퍼맨의 하나뿐인 약점을 파고드는 배트맨의 모습에 싱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 둘이 마지막에 싸움을 멈추고 힘을 합치는 장면에서 실소를 보내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편안한 영화 감상을 위해선 3D 상영보다 2D 쪽이 나을 수도 있다. 24일 개봉, 12살 이상 관람.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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