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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드라마는 몰아보고 영화는 골라보고

등록 2016-06-23 15:30수정 2016-06-23 20:49

온라인 동영상 시대…시청 습관이 바뀐다
주문형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화면
주문형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화면

“한국 시청자들은 빠르고 급하다.” 한국 가입자들의 드라마 시리즈 시청습관을 조사한 넷플릭스가 내린 결론이다. “극장에선 남들의 의견을 따르고, 개인 단말기에선 취향을 따진다.” 왓차플레이는 한국의 온라인 영화관람 행태를 이렇게 분석한다. 드라마는 빠르게 몰아보고, 영화는 골라보고. 인터넷 동영상 시장이 커가면서 영화와 드라마를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가 지난 5개월 동안 세계 가입자들의 드라마 시청 습관을 조사해보니 한국시청자들이 시리즈물 하나를 몰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일이었다. ‘몰아보기’는 한 드라마를 보는데 매일 2시간 이상을 들이는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보면 시리즈물의 첫편부터 마지막편까지를 보는데 1주일이 걸리지 않는다. 다른 나라 가입자들은 몰아보기를 할 때 평균 4일이 걸린다.

주문형 비디오 시장이 만들어낸 새로운 시청방식 ‘몰아보기’는 취향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가입자들이 빠른 시간 동안 가장 많이 몰아 본 시리즈는 영국 드라마 <미스핏츠>였다. 불량청소년들이 초능력자가 된다는 설정의 이 드라마 주시청층은 단연 20대다. 몰아보기 하는 장르로는 주로 <덱스터>, <베이츠 모텔>, <브레이킹 베드> 등 스릴러물이었다. 코미디일수록 천천히 보고, 스릴러는 빨리 몰아본다는 점은 세계 공통이다. 신디 홀랜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부사장은 “같은 장르 콘텐츠들은 ‘몰아보기 지수’도 거의 비슷하다”며 “몰아보는 작품들은 대체로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라는 질문이 중요한 반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는 천천히 보는 경향”이라고 설명한다. 콜롬비아 마약왕을 소재로 한 <나르코스>, 미국의 시트콤 <언브레이커블 키미슈미트>, 스릴러물 <블러드라인> 등은 전세계적으로는 천천히 감상하는 시리즈로 분류되지만, 한국 가입자들은 몰아본다. 다른 나라에서 <언브레이커블 키미슈미트> 시청자들은 농담 속에 섞인 사회적 메시지를 풀고 해석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반면, 한국에선 줄거리와 빠른 진행 그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왓챠플레이 서비스 화면.
왓챠플레이 서비스 화면.
영화·드라마 등 11000편을 모바일 등에서 다시보기로 제공하는 왓챠플레이에선 영화 관람의 새로운 행태가 보인다. 넷플릭스에선 시청속도를 기준으로 몰아보기 지수를 정하지만, 왓챠플레이는 사용자들의 평점과 관람율을 종합해 ‘골라보기’ 10개 작품을 뽑았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로 2014년 개봉 당시엔 4만명 정도가 봤던 작은 영화지만 이 사이트에선 관람률 1위에 올랐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평점 4.0) <세 얼간이>(평점 4.2)는 높은 사용자 평점 덕에 ‘골라보기’ 2, 3위에 올랐다. 한국영화는 <파수꾼>(평점 4.0)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평점 3.5)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평점 3.2) 등이 들었다. 영화관은 물론 아이피티브이에서 최신작과 블록버스터 위주로 영상 소비가 이뤄지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왓챠플레이 홍보팀 이해나씨는 “개인 단말기로 오면서 개인의 취향이 중요해지고, 좋은 비평을 받았지만 흥행하지 못했던 영화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본방사수’가 사라진 시대, 선택은 더욱 다양해진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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