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추억의 영화 재개봉의 비밀

등록 2016-08-29 15:58수정 2016-08-29 21:51

<이너털선샤인> 열풍 이어 <포레스트 검프> <매트릭스> 재개봉
포레스트 검프 피터팬 픽쳐스 제공
포레스트 검프 피터팬 픽쳐스 제공
‘추억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 <매트릭스>가 재개봉 열풍을 타고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1994년 개봉했던 <포레스트 검프>는 9월8일, 1999년 등장한 ‘세기말 영화’ <매트릭스>는 9월24일 오랜만에 재개봉한다.

2013년 <러브 레터>와 <레옹>의 재개봉 성공으로 시작된 열풍은 이제 소규모 영화수입사들의 생존전략이자 예술영화관의 관객 동원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이 재개봉만으로 33만명을 끌어모아 개봉 당시의 기록(17만명)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재개봉은 ‘하나의 신드롬’이 됐다. 재개봉 열풍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 30대 후반~40대 초반을 잡아라 지금 극장에선 1980년대~1990년대 초반을 소환하는 영화들의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적표는 초라한 편이다. 17일 개봉한 <죽은 시인의 사회>와 25일 개봉한 <첩혈쌍웅>은 모두 1989년 작품이다. 24일 개봉한 <연인>은 1991년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1992년 개봉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로빈 윌리엄스 2주기를 맞아 다시 상영하기로 했고, <첩혈쌍웅>은 올초 재개봉했던 <영웅본색>에 이어 홍콩 영화 전성기를 기억하는 관객들의 추억을 자극할 수 있으리라 판단에서 다시 스크린에 걸렸다. <연인>은 개봉 당시 삭제된 정사 장면을 포함해 무삭제판으로 재개봉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지금까지 총 4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연인>은 주말 동안 8040명의 관객을 모았다. <첩혈쌍웅>의 흥행 성적은 더 초라하다. <첩혈쌍웅>을 수입하고 개봉한 조이앤시네마 쪽은 “<영웅본색>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1만4천명)을 거둬서 <첩혈쌍웅>은 개봉관을 잡기 어려웠고 개봉과 동시에 아이피티브이로 풀렸다”고 밝혔다. 실패 원인에 대해선 “영화 시장을 주도하는 여성 관객이 움직이지 않았다. 요즘 영화들의 액션에 비해, 이들 영화의 아날로그 액션이 조금 어설프고 느슨하게 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광주극장의 김형수 전무는 ‘추억 마케팅’도 젊은 관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방학을 맞아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이터널 선샤인>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관람객이 젊은 층이었다.” 씨지브이 리서치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 관객중 20대가 51.2%, 30대가 25.5%에 이르렀다.

김형호 영화 시장 분석가는 ‘추억 마케팅’의 주요 대상이 30대 후반~40대 초반이라고 짚었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은 20대 때 가장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다. 이들이 한창 영화를 많이 봤던 20년 전의 영화들이 주요한 ‘마케팅’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이들이 움직이고 나면 젊은 관객들이 움직인다. <러브 액츄얼리>는 2013년 재개봉 첫해 3만 1천명을 모은 뒤로 꾸준하게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개봉한다. 역시 대상은 ‘젊은 연인’ 관객들이다.

매트릭스  영화사 마농 제공
매트릭스 영화사 마농 제공

■ 소규모 틈새상품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씨지브이 등은 ‘단독 개봉’ 형식으로 재개봉 영화를 수급한다. 씨지브이는 <500일의 썸머>, 메가박스는 <불의 전차> <바그다드 카페> 등을 단독개봉했다. <포레스트 검프>도 메가박스의 단독 개봉작이다. 씨지브이 관계자는 “재개봉 영화는 틈새상품”이라고 정리한다. “비수기에는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씨지브이가 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은 지난해 10월 개봉해 올초까지 비수기를 관통해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포레스트 검프>는 흥행 영화들이 맞붙는 한가위 시즌에 개봉한다는 점에서 독특해 보인다.. <포레스트 검프>를 수입한 피터팬 픽쳐스의 조성열 대표는 “맞붙는다기보다는 가족들이 영화관을 찾는 시기에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한다. 역시 한가위 시즌의 틈새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 생존전략의 아이러니 씨지브이 쪽은 성공하는 재개봉작의 특징을 이렇게 요약한다. “대히트작, 방송(지상파, 영화채널 등)에서 자주 노출된 작품보다는 디브이디 소장용이나 어렵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작품을 상영할 경우 호응도가 높다.” 김형호 분석가는 “재개봉 영화는 첫 개봉 당시 1백만 이하의 관객이 들었던 영화들”이라고 말한다. 한국영화나 직배사 영화가 아닌 작은 영화수입사들의 작품이 승률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수입사에 따르면 <포레스트 검프> 재개봉의 손익분기점은 1만5천명 수준이다. 다른 재개봉 영화에 비해 수입가격이 높지만 워낙 입소문이 난 영화라 홍보비용이 들지 않는다.

광주극장 김 전무는 “상업성을 우선시하는 최근 영화들과는 다른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재개봉 영화를 찾게 된다”면서도, “이 영화들이 결국 다른 다양성 영화와 경쟁하게 된다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