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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BIFF 파행 주범의 뻔뻔함 “어이가 없네~”

등록 2017-08-13 14:54수정 2017-08-13 20:38

[유선희 기자의 영화판]
서병수 부산시장. <한겨레> 자료사진
서병수 부산시장. <한겨레> 자료사진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동반사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세계적 영화제로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지난 9일 부산시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입니다. 이는 최근 부산영화제 직원들이 “영화제 정상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두 사람이 사퇴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응’인 셈인데요. 부산시의 이런 반응에 대해 영화제 직원들은 “박근혜식 유체이탈 화법의 극치”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앞서 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이 낸 성명서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영화제 정상화를 위해, 정치적 탄압을 당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원직 복귀시키라는 것과,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부산영화제 탄압에 앞장선 서병수 부산시장이 공식적인 사과를 하라는 것이죠. 그런데 영화제 파행의 주범인 부산시가 이런 보도자료를 내놓으니 황당하기 짝이 없을 수밖에요.

부산시는 한술 더 떠 “일각에서 말하는 부산시와 영화제와의 갈등은 오해”라고 해명하고 나섰는데요. <다이빙벨> 사태에 대해서는 “단지 상영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 상영을 제재하거나 방해를 한 적이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용관 전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과 검찰 고발에 대해서도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일 뿐 강압이나 협박이 아니”라고 발뺌을 했습니다.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싼 영화계 블랙리스트가 특검 수사와 재판을 통해 모두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이런 태도라니…. 영화 <베테랑> 속 조태오(유아인)의 대사가 떠오릅니다. “어이가 없네~.”

부산시는 “줄어든 국비 지원액 등 3억4천만원을 시비 추경예산에 편성해 지원했고, 국비 추가 지원에 대해서도 문화체육관광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며 선심 쓰듯 ‘예산 지원’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죠. 영화계와 영화제 직원들, 그리고 부산영화제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의 요구는 한결같이 명확합니다. “서병수 시장은 부산영화제 파행을 초래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

사과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는, 혹은 인정하지 않는 무지와 오만이 더욱 부끄러운 일이겠지요.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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