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찾아 국경을 넘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주최하는 ‘국경없는영화제 2017’이 다음달 1~3일 서울 서대문구 아트하우스모모에서 열린다. 앞서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에서 개최된 적이 있으나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전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4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인 <리빙 인 이머전시>는 2010년 제8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응급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활동가 4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생 당시의 활동을 다룬 <어플릭션>, 수년 동안 무력분쟁을 겪어온 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콩고 등에서의 활약상을 담은 <위험한 곳으로 더 가까이>도 상영된다. 두 작품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직접 제작했다.
마지막으로 2000년 전후 서구의 제약회사들이 아프리카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의약품 공급을 중단해 1000만명이 사망한 사건을 다룬 <핏속의 혈투>도 상영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진행하는 ‘액세스 캠페인’(필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캠페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화다. 딜런 모한 그레이 감독이 이번 영화제에 맞춰 한국을 찾아 구호활동가들과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1971년 창립된 국경없는의사회는 인종, 종교, 성별,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의료지원이 부족하거나 무력분쟁, 전염병, 자연재해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이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구호활동을 펼쳐왔다. 3000여명이 국제활동가로 활동 중이며, 2012년 연 한국사무소에는 40여명이 일하고 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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