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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스테이션 7’ 우주영화 불패 신화 이을까?

등록 2017-11-28 14:45수정 2017-11-28 20:13

냉전시대 ‘미-소 우주개발 경쟁’ 배경 러시아 실화 영화
궤도이탈 우주정거장 살류트 7호와 도킹하려는 두 우주인
드라마와 스펙터클한 볼거리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아
영화 <스테이션 7>의 한 장면.  ㈜영화사진진 제공
영화 <스테이션 7>의 한 장면. ㈜영화사진진 제공
‘우주영화 불패 신화는 계속될 것인가?’

우주를 표류하는 우주인의 공포와 절망감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그래비티>(2013), 장엄한 우주의 신비에 천체물리학 이론을 접목한 <인터스텔라>(2014), 화성에 혼자 남겨진 한 남자의 생존기를 그린 ‘우주판 로빈슨 크루소’ <마션>(2015)까지…. 관객들은 유난히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에 열광했다. 이들 영화는 그 흔한 외계인도, 우주전쟁도 없지만 ‘영화를 보는 것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바꿔놨다’는 호평을 받았다. 일종의 우주 조난 영화라는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서로 확연히 다른 색깔로 관객을 사로잡은 이들의 계보를 이을 신작 <스테이션 7>(12월7일 개봉)이 찾아온다. 할리우드의 기술력과 상상력으로 무장했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실화를 바탕으로 한 러시아 영화 <스테이션 7>이 관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 <스테이션 7>의 한 장면.  ㈜영화사진진 제공
영화 <스테이션 7>의 한 장면. ㈜영화사진진 제공
우주를 향한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치열했던 1985년 냉전 시대, 소련 우주정거장 살류트 7호가 궤도를 이탈한다. 제어할 수 없는 우주정거장이 지구로 추락하면 민간에 피해를 줄 수 있고, 혹시라도 미국의 손에 들어가면 경쟁에서 패배할지 모른다고 우려한 소련은 우주선을 보내 살류트 7호에 도킹을 시도하려 한다. 영화는 불가능한 미션을 위해 우주로 나가게 된 블라디미르(블라디미르 브도비첸코프)와 빅토르(파벨 데레뱐코)의 이야기다.

영화는 앞선 작품들처럼 우주영화이면서 동시에 생존 드라마의 외피를 쓰고 있다. 극한의 추위와 산소부족 등의 난관 속에서 살류트 7호를 고치려는 두 우주인의 고군분투, 위기에 처한 이들의 생명보다 ‘냉전 논리’를 우선하는 소련 정부의 행태,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동료 과학자들의 인간적 고뇌를 두루 다룬다.

영화 <스테이션 7>의 한 장면.  ㈜영화사진진 제공
영화 <스테이션 7>의 한 장면. ㈜영화사진진 제공
여기에 실화의 무게감까지 얹히니 스토리텔링의 힘은 막강하다. 가족과 떨어져 우주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미션을 성공시켜 조국의 과학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매순간 길항한다. 관객은 주인공들이 맞닥뜨리는 ‘선택과 결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 결과가 과연 도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게 된다.

‘메이드 인 러시아’라고 해서 할리우드 영화의 스펙터클에 뒤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상영시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는 물론 볼거리도 충분히 제공한다. 컴퓨터 그래픽의 한계를 넘기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격납고에 실제 크기의 살류트 7호, 우주선 내부, 비행제어센터 등의 세트를 만들었고, 그 안에서 무중력 촬영을 이어갔다. 두 배우 역시 우주비행사들이 거치는 훈련을 받았다.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는 물방울의 모습, 우주선 밖에서 진행되는 위험천만한 수리과정, 우주선 화재 장면 등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게 리얼하고 인상적이다.

영화 <스테이션 7>의 한 장면.  ㈜영화사진진 제공
영화 <스테이션 7>의 한 장면. ㈜영화사진진 제공
지금까지 주로 미국의 눈으로 바라봤던 냉전 시대 우주개발 경쟁을 소련의 입장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꽤 신선하다. 시대 배경이 유사한 <히든 피겨스>(3월23일 개봉)를 본 관객이라면, 그 영화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이 그토록 경계한 미션이 바로 ‘살류트 7호 도킹’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영화 보는 내내 “이게 실화냐?”를 되뇌게 되는데,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올라가는 당시 블라디미르와 빅토르의 실제 사진과 영상을 보면 감동의 깊이가 더해진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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