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판타지 제왕’ 등극할까
킹콩-나니아 연대기와 불꽃 3파전
판타지 연대기 지명도는 ‘해리포터’가 높지만, 전적을 따져보면 결코 순탄치 않은 3파전이다. 불행히도 ‘해리포터’는 세 번째 시리즈까지 한국 무대에서는 단 한 차례도 ‘반지 원정대’를 이기지 못했다. 3편까지 모두 1000만명 가량의 관객을 불러모았지만 매 편마다 <반지의 제왕>에 밀렸다. 징크스는 이렇게 이어진다.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이 이번엔 <킹콩>을 들고 왔고, 이번 ‘해리포터’와 엇비슷한 제작비로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팀이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 공력을 쏟아부었다. 첫사랑에 빠진 해리포터=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제작비인 1억3천만 달러를 들여 만든 <해리포터와 불의 잔>은 미국에서 시리즈 최고치인 3편(<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흥행수입(9368만 달러)을 이미 앞질렀다. 기존의 액션, 서스펜스에 이번엔 해리포터(대니얼 래드클리프)의 첫사랑이 더해졌다. 그냥 마법사가 아니다. 1편 때보다 다섯 살이나 더 먹은 사춘기 마법사들이 주인공인 것. 한 번도 특수효과 영화를 찍어본 적 없던 마크 뉴웰 감독(<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연출)에게 메가폰을 맡긴 이유도 그 때문이다. 유럽의 명문 마법학교에서 선발된 세 명의 챔피언과 해리포터가 마법 대결을 펼치는 ‘트리위저드 대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해리 포터의 부모를 죽인, 악의 상징 볼드모트(랠프 파인즈)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극적 긴장을 높인다. “판타지 영화의 현실성, 사실감”을 강조했던 뉴웰 감독의 연출력이 기대를 모은다. 12월1일 개봉. 디지털로 태어난 감성 킹콩=피터 잭슨 감독이 2천만 달러(220억원)의 개런티를 받고서 만들었다. 한국에 잘 알려진 건 제시카 랭이 주연한 1976년도 판이지만, 잭슨 감독은 “티브이에서 보다가 전율을 느끼”며 자신에게 영화 감독의 꿈을 심어준 1933년작 오리지널 <킹콩>을 리메이크했다.
영화 제작자 덴험이 돈을 벌 속셈으로 여배우 앤을 미끼 삼아 해골섬에서 발견한 킹콩을 뉴욕으로 데려온다. 하지만 인간의 사리사욕에 분노한 킹콩은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영화는 원작과 이야기의 얼개만 같은 뿐, 대사는 전혀 다르다. 실제 사건을 보는 양 관객들을 이끌기 위해서다. <반지의 제왕>에 나온 ‘골룸’을 원형 연기했던 앤디 서키스의 동작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입혀 18미터짜리 킹콩을 탄생시켰다. 다양한 표정과 몸짓으로 앤에게 절절한 사랑을 바치는 감정 연기마저 가능한, 진정한 영화 속 주인공으로 거듭난 것. 53개의 미니어처 배경으로 해골섬도 고스란히 살리는 등 제작비만 2억700만 달러에 달하는 그야말로 대작이다. 그럼에도 그저 박진감 넘치는 스펙터클이 아니라, 마지막 앤을 손에 쥔 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 포효하는 킹콩의 ‘눈물 연기’로 감성을 자극하겠다는 계산이다. 앤 역은 나오미 와츠. <태풍>과 정면 승부하는 12월14일 개봉. 눈으로 보는 나니아 연대기=C.S 루이스가 1950년대에 쓴 <나니아 연대기>는 지금까지 9천만권 가량 팔린 판타지의 고전이다. 이를 원작 삼아, <슈렉>을 만든 앤드류 아담슨 감독이 1억5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3년6개월에 걸쳐 만든 첫 실사 영화란 점부터 눈길을 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각화한 듯, 영화 속 캐릭터가 이처럼 다양했던 영화는 없다. 1000여 가지의 생명체 캐릭터가 영화를 가득 채울 참이다. 숨겨진 옷장을 통해 미지의 세계 나니아에 들어가면서 수많은 종족을 상대로 펼치는 네 남매의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나니아를 겨울로 뒤덮은 ‘하얀 마녀’와 나니아의 평화를 위해 모험하는 네 남매의 선악 구도가 축이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보다 많은 1000장 가량의 컴퓨터 이미지 등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볼거리로 원작의 상상력을 살려내려 한다. 12월30일 개봉.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무극’ 판타지·액션 뒤섞거나, ‘청연’ 담박하고 잔잔하거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끊이질 않는 미지의 시공간에서 초인적 능력을 가진 노예 쿤둔(장동건)이 영웅적 인물로 변모해가는 동안, 첸 카이거는 운명이 엇갈리는 세 명의 중심 인물을 교차시킨다. 절대미를 얻은 대신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없는 경성(장백지), 패배를 모르는 장군 쿠앙민(사나다 히로유키), 사악한 귀족(사정봉)이 그들이다. 3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다국적 프로젝트다. 첸 카이거만의 영상과 국제 스타로 움트는 장동건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법하다. 1월말 개봉.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겨울에 ‘로맨스’ 가 빠질소냐 다양한 세대 사랑이야기들 1월 손꼽아
사극·로맨틱코미디·애니도 개봉 기다려
데이지, 싸움의 기술, 치킨 리틀 (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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