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크프리트 왕자의 무용담 2부작 니벨룽겐의 반지 1부
지크프리트 왕자의 무용담 2부작
니벨룽겐의 반지 1부(K2 밤 11시15분)=설마 하겠지만, 정말 한달 전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던 <니벨룽겐의 반지>다. 우려먹기로 정평 나있던 티브이 영화가 불과 한달 전 은막에 내걸렸던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건 이례적이다. 지난 9월 100만원 상당의 관람료로 모두 10시간이 넘는 4부작이 국내 최초로 전막 공연되며 화제가 되었던 바그너의 오페라가 원작이다. 바그너의 오페라도 독일 전설에 뿌리를 두는데, 영화는 그 가운데 가장 극적이라고 평가되는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용담을 중심으로 대서사시를 써나간다. 대장장이의 아들로 성장한 지그프리트가 군터 왕국의 용을 물리치고 니벨룽겐의 반지를 차지하면서 영웅이 되지만 니벨룽겐 신들의 저주와 맞서 싸워야 하는 운명을 얼개로 삼으면서 사랑, 배신, 탐욕, 복수 따위 인간 세상의 원초적 갈등을 담아낸다. 다만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한 웅장한 액션신, 북유럽의 광활한 풍광 등을 펼쳐보이는 수많은 볼거리들이 흡사 할리우드의 액션 블록버스터처럼 작동해, 신화에 뿌리 둔 드라마의 감동은 그다지 크지 않다.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등을 만들었던 독일 출신 울리히 에델 감독의 작품이다. 2부는 다음달 4일. 15살 시청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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