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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병헌 영화에서 ‘꼭’ 만난다는 그는 누구?

등록 2018-04-09 05:00수정 2018-04-10 19:25

소소한 궁금증

‘바람…’ 맹인 안마사 역할 양현민
전작 2편, 차기작에서도 단골 출연
충무로에선 “이 감독의 페르소나”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맹인 안마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양현민. 뉴(NEW) 제공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맹인 안마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양현민. 뉴(NEW) 제공
지난 5일 개봉한 이병헌 감독의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는 독특한 ‘신 스틸러’가 등장한다.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흰색 지팡이를 짚은 ‘맹인 안마사’다. 그는 ‘불륜’을 추궁하는 자기 애인(?)의 남편에게 “형님, 언제 안마나 한번 받으러 오시죠”라고 골을 지르거나 “사람은 벌 받기 위해 태어났다. 그래서 매일 외로움이란 독을 삼키며 사는 것”이라는 진지한 훈계를 늘어놓아 관객을 빵 터지게 한다. 포털사이트 영화정보에도 그가 맡은 배역에 관한 설명은 없다.

그런데 이 배우, 어디선가 많이 봤다. 맞다. 이 감독의 전작을 본 관객이라면 낯이 익을 법도 하다. 독립영화 <힘내세요, 병헌씨>(2013)에선 아직 데뷔도 못 한 주제에 입만 산 떠버리 프로듀서 ‘범수’로, 상업영화 데뷔작 <스물>(2015)에서는 강하늘·이준호·김우빈의 아지트 ‘소소반점’ 사장(정소민 오빠)으로 출연해 미친 존재감을 뽐냈으니까.

그는 배우 양현민(37)이다. 영화판에서는 벌써 ‘이병헌 감독의 페르소나(분신)’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 감독은 왜 작품마다 양현민을 캐스팅하는 걸까?

이 감독은 “<힘내세요, 병헌씨>를 준비하던 중 양현민이 출연한 코미디 연극을 봤는데, 극장을 가득 채우는 그의 에너지가 경이로웠다. 원래의 ‘범수’ 이미지(뚱뚱한 체격에 땀 뻘뻘)에 맞지 않았지만, 설정까지 바꿔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이 고작 4천만원이라 당시 출연료를 한 푼도 못 줬는데, 그 빚을 변제하는 중”이라며 웃었다. 양현민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출연료를 안 준 것은 맞지만(웃음), 형(이 감독)이 술을 정말 많이 사줬다. 사실 내겐 ‘범수’라는 배역 자체가 출연료였다. 형은 나를 영화에 입문하게 해준 은인이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스물>로 이어졌고, 이 감독은 양현민의 ‘실제 이력’을 그가 맡은 배역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양현민은 “소소반점 사장이 ‘해병대 수색대 출신에 태권도 3단, 각종 무술 도합 17단’으로 나오는데, 내가 실제 해병대 수색대 출신에 태권도 3단”이라고 말했다.

세번째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양현민의 존재감은 훨씬 두드러진다. ‘맹인 안마사’는 조연이지만, ‘반전의 키’를 쥔 중요 인물이다. 그는 “배역을 위해 촬영 도중 언제나 선글라스를 꼈지만 한번도 눈을 뜨지는 않았다. 안마 기술이 디테일하게는 안 나오지만 중국 마사지 숍에 다니며 나름의 기술도 익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양현민은 이 감독의 차기작 <극한직업>에도 출연할까? 두말하면 잔소리. 마약반 형사들이 마약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일약 맛집으로 등극하며 벌어지는 소동극인 <극한직업>에서 그는 조직의 2인자 ‘홍상필’로 출연한다. 이 감독은 “<스물>에서의 임팩트에 견줘 양현민이 많이 안 떠서 의아했다. 앞으로 훨씬 더 잘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의 예언은 늦게 이루어질지언정 빗나가지는 않을 듯하다. 양현민은 <극한직업>에 이어 마동석 주연의 <챔피언>에서도 ‘신 스틸러’ 자리를 이미 예약해뒀다.

“페르소나라는 말은 가당치 않다. 모든 작업을 함께 했으니 형의 의중을 제일 잘 읽는 배우라는 표현이 맞겠다”는 양현민. 저우싱츠(주성치) 영화엔 우멍다(오맹달)가, 팀 버튼 영화엔 조니 뎁이 나오는 것처럼, 이병헌 영화엔 양현민이 나오는 ‘공식’이 성립될까.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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