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에서 오시마까지 감독주의 대표작 19편 상영
영화가 탄생한 1895년 설립돼 지금까지 400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사 쇼치쿠 110주년을 기념하는 ‘일본영화 계승과 혁신:쇼치쿠 110주년 영화제’가 17~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영화제작사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것으로 일본뿐 아니라 베를린, 뉴욕, 토론토 영화제 등 세계 영화계 전체가 올해 쇼치쿠의 110돌을 축하하는 분위기다. 한국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2005 한일 우정의 해’ 공식 기념행사 가운데 하나로 추진됐다.
교토의 유명한 가부키 극장을 오타니 다케지로 형제가 인수하면서 탄생한 쇼치쿠의 역사는 곧 일본영화의 역사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쇼치쿠는 다양한 영화를 만들어 냈으며 일본영화 전성기와 후퇴기의 전면에서 그 굴곡을 거쳐왔다. 흔히 일본영화의 특징을 꼽을 때 일컫는 ‘감독 중심주의’의 틀을 갖추게 된 것이 쇼치쿠의 제작시스템을 통해서였고 오즈 야스시로는 그 가운데 대표적인 감독으로 꼽힌다. 쇼치쿠는 오즈뿐 아니라 미조구치 겐지, 기노시타 게이스케 등 일본영화 고유의 미학을 정립했다고 평가받는 초기 거장 감독들을 배출했을 뿐 아니라 오시마 나기사, 요시다 기주, 고바야시 마사키 등을 필두로 한 일본 누벨바그(쇼치쿠 누벨바그)를 탄생시켰으며 이마무라 쇼헤이, 스즈키 세이준,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기타노 다케시 등이 쇼치쿠 출신이거나 쇼치쿠에서 주요작품을 연출한 경력이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도쿄의 합창>(1931·사진), <부초 이야기>(1934) 등 오즈의 초창기 무성영화에서부터 한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시미즈 히로시, 기노시타 게이스케 등 고전 거장들의 대표작, 오시마 나기사의 <태양의 묘지>를 비롯해 이른바 ‘쇼치쿠 누벨바그 3인방’의 대표작 등 모두 19편의 ‘쇼치쿠 대표작’을 상영한다. 특히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전설적인 역사대작이라고 알려진 <겐로쿠 주신구라>(1941~2·사진)1, 2편은 에이치디(HD)로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이번 영화제에서도 에이치디 특별 상영을 한다. cinematheque.seoul.kr (02)745-3316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서울아트시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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