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박찬욱 감독 내면 들여다보는 산문·평론집 나와

등록 2005-12-12 15:56수정 2005-12-12 15:56

박찬욱 감독
박찬욱 감독
산문집ㆍ평론집 펴낸 박찬욱 감독 인터뷰
박찬욱 감독이 산문집과 영화 평론집을 동시에 펴냈다.

그의 첫 산문집인 '박찬욱의 몽타주'(마음산책)는 박 감독이 쓴 칼럼과 에세이, 인터뷰, 제작일지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박 감독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영화비평집 '박찬욱의 오마주'(마음산책)는 감독 이전 영화비평가로 활동했을 때 썼던 글을 비롯, 총 125편의 영화비평을 담고 있다.

1994년 나왔다가 절판된 '영화보기의 은밀한 매력-비디오드롬'에 담겨있던 70편의 글을 고치고 이에 55편을 더해 완성된 것으로 널리 알려진 걸작 뿐 아니라 소외된 B급 영화 등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12일 열린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 감독은 "감독은 늘 뒤에서 일을 하는 사람인데 영화말고 이런 일로 소개되니까 낯설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자신의 책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책을 낸 소감은.


▲'영화보기의 은밀한 매력'을 낼 당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 언제 다시 하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이번에 두 권의 책을 한꺼번에 내게 됐다. 감독은 늘 뒤에서 일을 하는 사람인데 내 얼굴 사진이 들어간 표지를 보니 무척 쑥스럽고 부끄럽다.

--책을 한 마디로 소개하면.

▲내가 만든 영화들은 내가 살아온 과정과 상관없는 얘기다. 내 인생이 폭력으로 점철된 것도 아니고… 영화만 봐서는 영화를 구상하고 연출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힘들텐데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책을 꼼꼼하게 읽는 독자에게는 이 책이 나의 영화를 분석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명인이 책 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데.

▲책의 내용을 검토하고 그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책을 내는 것 자체에 대해 뭐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무리 보잘것 없더라도 책, 음반, 영화 이런 것들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에세이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를 키우면서 쓴 글들에 내 개인적인 생각이 가장 많이 들어있고 애정이 제일 많이 간다. 2부에 담겨 있는 인터뷰들은 수없이 많은 인터뷰 가운데 서면 인터뷰나 스스로 묻고 답하는 형식의 셀프 인터뷰들을 담고 있다. 서면 인터뷰가 훨씬 내용도 충실하고 재치있는 대답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선호한다.

--책을 통해 독자들이 무엇을 공유하길 바라는지.

▲독자들이 평론집에 언급된 영화를 한번 더 보도록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특히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영화의 경우 이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어 국내에 이런 DVD가 출시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직업 비평가의 글과 비교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쓴 분석은 다른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독자들이 이를 공감하는 마음으로 읽어 줬으면 좋겠다.

내가 영화를 만들때 스토리보드를 자세하게 만드는 것처럼 글도 즉흥적인 영감에 의해 써내려가지 않고 이모저모 생각하고 따지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쓰는 스타일인데 독자들도 천천히 생각해보면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비평집에 나온 영화들의 특성은.

▲하나의 특성으로 묶이지는 않는다. 한국에 나와 있는데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영화 혹은 오해되고 있는 영화를 주로 다루려고 했다. 영화를 볼 때 시간이 아까워서, 혹은 영화 만드는데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을까봐 두 번 이상 보지 않는데 여기 다뤄진 영화들만은 두번, 세번 혹은 다섯번까지도 본 영화들이다.

그렇다고 여기 나온 영화가 다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다. 3분의 2정도는 좋아하는 영화지만 당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쓴 글도 있다.

--비평을 썼던 것이 영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았나.

▲영화에 대해 평을 쓸 때는 감독이라는 정체성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영화를 만들 때는 영화에 대한 비평을 썼던게 전혀 도움되지 않았다.

처음 두 편의 영화에 비해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의 영화가 나아진 것은 연기자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겉보기에 만듦새를 갖춘 영화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왜 영화를 하는가'라는 주제의 강연 계획이 있던데 왜 영화를 하는지.

▲영화가 예술매체 중 제일 직접적이고 자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데 내가 영화의 이런 면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영화를 보고나면 몸이 피곤해질만큼 육체적인 자극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런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지.

▲주로 번역소설을 즐겨 읽는데 요즘에는 책을 많이 읽지 못하며 영화도 잘 보지 못한다. 외국 영화제에 갈 때 호텔방이나 기내에서 읽는 정도다. 이런 현실이 고통스럽다고 느껴져 이번 영화 끝내고 다음 영화 할 때까지 책 읽을 시간을 갖기 위해 일을 조금 놓으려고 한다.

--다음 영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어디까지 진전됐는지.

▲각본이 오늘 새벽 끝났고 내년 3월말 크랭크인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영화는 자신이 사람을 죽이는 임무를 가진, 기계하고만 소통할 수 있는 '사이보그'라고 생각하는 여자와 도벽을 가진 남자가 정신병원에서 만나 사랑하면서 서로의 문제를 보완해 나가는 이야기다.

--시간이 된다면 어떤 책을 또 내고 싶은가.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B무비에 국한된 것은 아닌데 이번 비평집에 나온 글들은 그때 그때 청탁받아 쓴 글들을 모은 것이어서 너무 한쪽 면에만 치우친 것같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잉마르 베리만 등 내가 경외하는 다른 감독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쓰고 싶다. 또 어느 정도 나이가 든 뒤에는 희곡을 써서 출판하고 싶다.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