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회 서울독립영화제 ‘OFF COURSE’
역대 최다 공모에 116편 상영
드물게 본선작 절반이 여성 감독
통일기획전도 눈길…내달 7일까지
역대 최다 공모에 116편 상영
드물게 본선작 절반이 여성 감독
통일기획전도 눈길…내달 7일까지
‘트랙 밖으로 달리고 있는 모든 영화를 응원합니다.’
올해로 44회째를 맞는 서울독립영화제가 오는 29일부터 새달 7일까지 9일 동안 서울 씨지브이(CGV) 아트하우스 압구정, 인디스페이스, 서울아트시네마 등에서 열린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장르와 관계없이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다양한 독립영화를 재조명하고 시상하는 경쟁 영화제다.
‘오프 코스’(OFF COURSE)라는 슬로건을 내 건 이번 영화제는 “트랙과 궤도를 벗어나 끊임없이 확장을 시도하는 독립영화를 응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성장을 증명하듯 올해는 역대 최다 규모인 1244편이 공모했으며, 예심을 거쳐 본선 경쟁 부문 34편, ‘새로운 선택’ 부문 19편이 선정됐다. 특별 초청 34편, 해외 초청 8편까지 모두 116편의 작품이 관객을 찾는다.
개막작은 임오정, 김란하, 강동완 감독이 함께 참여한 <잠시 쉬어가도 좋아>다. 세 편의 단편을 개별적으로 제작하고 장편 옴니버스로 발전시킨다는 서울독립영화제의 원칙에 따라 <돌아오는 길엔>, <대풍감>, <내가 필요할 때 전화해>가 차례로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다. 본선 경쟁 부분 여성 감독 비율이 48.5%, ‘새로운 선택’ 장편 부분을 연출한 여성 감독은 50%에 이른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상업영화 시장에서 제한적이던 여성 감독들이 독립영화에서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긍정적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특징은 한반도의 평화 바람을 타고 ‘통일기획전’에도 이런 경향성을 반영한 작품들이 다수 등장했다는 점이다. ‘전화기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영화’라는 이름이 붙은 올해 기획전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는 통일부 제작지원 부문에는 기성 감독들이 가세했다. 뮤직 댄스 무비라는 독창적 장르에 도전해 새로운 출발선에 선 남녀의 긴장과 케미를 현재 남북관계에 빗대어 은유한 강이관 감독의 <우리 잘 살 수 있을까?>와 남한 여성과 북한 여성이 우연히 연결된 전화에서 만나 우정과 공감을 나누는 내용을 그린 부지영 감독의 <여보세요>가 눈길을 끈다. 이 밖에 고장 난 에어컨을 고치기 위해 판문점을 방문한 수리기사가 실외기가 북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에 휩싸이는 에피소드를 담은 이태훈 감독의 <판문점 에어컨>, 한국전쟁 때 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아들을 키운 옥자가 뒤늦게 배운 한글로 남편에게 편지를 쓰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서은아 감독의 <러브레따> 등도 관심을 가져볼 법하다.
배우 권해효가 서울독립영화제와 함께 올해 처음 기획한 ‘서울독립영화제 2018 배우 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도 눈길을 끈다. 새로운 독립영화의 얼굴을 발굴하고 나아가 창작자와 배우의 교류를 통해 독립영화 제작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지난달 25일~31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된 1분 자유연기 영상 파일 공모에 총 144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 파일로 예심을 심사한 뒤 영화제에서 본선심사가 진행되며, 본심에서는 공개 자유연기를 통해 수상자가 최종 선발된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잠시 쉬어가도 좋아> 중 <대풍감>. 영화제 누리집 갈무리
강이관 감독의 <우리 잘 살 수 있을까?>의 한 장면. 영화제 누리집 갈무리
이태훈 감독의 <판문점 에어컨>의 한 장면. 영화제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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